시너지이노베이션, 상한가 찍자 FI 전환청구...“당장 눈앞에 닥친 악재”

전일 자회사 뉴로바이오젠 6.5조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 체결로 ‘상한가’ 이날 주가 16% 급락하며 상승분 반납...CB 115억 전환청구 여파 CB 전환가(2799원)까지 하방압력 지속...미전환 물량도 273억원 달해 “미래의 밸류업 가능성보다 당면한 실질적 매도 악재를 우려”

2025-04-17     김건우 기자

바이오 플랫폼 전문기업 시너지이노베이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한지 하루만에 재무적투자자(FI) 전환청구권 행사 이슈로 급락했다.

앞서 자회사 뉴로바이오젠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 체결로 주주들의 기대감을 키웠으나, 막대한 규모의 전환사채(CB) 출회가 현실화되자 차익실현물량이 상장되기 전 발을 빼려는 매도심리가 작용한 모습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 대비 16.56% 하락한 33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상한가(29.94%)로 치솟은 주가 상당부분을 반납했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의 지난 주가 급등에는 신약개발 전문기업 뉴로바이오젠의 글로벌 라이선스 및 협력계약 체결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작년말 기준 뉴로바이오젠 주식 8만1214주(54.9%)를 보유한 지배주주에 해당한다.

뉴로바이오젠은 미국 제약사 사이렉스바이오와 비만 및 알츠하이머 치매 경구 치료제 ‘티솔라질린’의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글로벌 라이선스 및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일 밝혔다. 선급금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판매 로열티 등을 포함해 총 6조5000억원에 달하는 계약 규모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같은날 장종료 후 시너지이노베이션 CB투자자들의 전환청구권 행사가 사실이 공시되면서 이날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문제의 사채물량은 시너지이노베이션의 14회차 CB로 권면총액 390억원 중 약 115억원이 이날 전환청구됐다. 전환가액 2799원 기준 총 414만1950주의 신주가 발생하며, 이는 상장주식총수의  잔여 미상환 사채권 약 273억원 규모의 물량까지 전환청구될 경우 추가로 977만7296주가 상장될 수 있다. 이번에 전환청구된 물량의 신주상장예정일은 이달 30일이다.

당장 30일부터 2799원을 손익분기점으로 하는 매도물량이 쏟아질 예정이기에, 다수의 기존투자자들이 앞다퉈 보유물량을 팔아치운 것으로 해석된다.

14회차 CB 투자자들은 전일 시너지이노베이션 종가 4015원 기준 무려 43.44%에 달하는 평가수익률이 전망됐다. 이후의 주가하락을 고려하도 손익분기점인 전환가(2799원)을 상회하는 주가환경에서는 매도시 차익을 볼 수 있기에, 2799원까지는 차익실현물량에 의한 하방압력이 작용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주가급등과 FI 전환청구의 연이은 발생이 우연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한가 이슈를 발생시키는 것만으로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심리를 자극할 수 있기에 이미 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이 소위 물리는 구간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며 “주가부양 이슈를 활용해 기준 시가를 올리고, FI의 엑시트를 방조하는 행태가 자본시장에서 이미 만연하기에 이번 주가급등락에 대해서도 의구심 어린 시선이 가는 것”고 말했다.

아울러 사채 투자자들의 매도차익실현은 당장 눈앞에 닥친 악재로서 미래 가치의 상승을 전제하는 호재성 이슈를 손쉽게 덮어버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로바이오젠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 체결과 그로 인한 기업가치 상승이 현저한 사실에 가깝다고 전제하더라도, 다소 먼 미래의 밸류업 가능성과 당장 눈앞에 닥친 매도세를 비교할시 투자자들은 피부에 와 닿는 악재를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다는 해석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