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토스뱅크, 모기업 따라 ‘글로벌 진출’

2025-04-16     신수정 기자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2025 미디어데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토스뱅크가 모기업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을 따라 글로벌 진출을 선언했다.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 준비절차에 돌입한 토스를 지원하는 동시에,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 포브스 ‘세계 최고 은행’ 3년 연속 1위…‘고객 경험’ 글로벌 경쟁력 확인

토스뱅크는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The World’s Best Banks(세계 최고 은행)’에서 대한민국 1위 은행으로 등극했다. 포브스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와 전 세계 34개국 5만명 이상 금융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고객 만족도 조사를 진행해 전 세계 주요 은행 385곳을 평가해 이 결과를 도출했다.

토스뱅크는 ▲고객 만족도 ▲추천 의향 ▲신뢰도 ▲이용약관(수수료 및 조건 등) ▲고객 서비스 ▲디지털 서비스 ▲금융 자문 등 7개 항목 중 5개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디지털 서비스’ 부문은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직관적 설계, 정보 탐색 용이성, 기능성 등 고객이 직접 체감하는 디지털 경험의 효능을 인정받아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1년동안 토스뱅크는 우리가 이루어낸 혁신의 지속 가능성이란 가치를 더하는 것에 집중했다”며 “은행 본연의 안전성, 투명성, 신뢰성 등 기본 요소들을 다듬고 균형 있게 발전시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 대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금융 혁신과 이를 토대로 한 ‘고객 경험’이 토스뱅크만의 최대 경쟁력이 될 것으로 판단, 국내 경험을 바탕으로 신흥국·선진국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는 “토스뱅크의 성장 속도를 더 가파른 상승 곡선으로 이끌어 줄 원동력을 글로벌 시장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내에서의 혁신과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도전을 강구하고 있으며, 신흥시장과 선진시장 진출로 글로벌 확장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글로벌 핀테크 네트워크(GFTN)에서 참석한 일화를 전하며 “물론 글로벌 선진시장은 금융시스템이 이미 잘 갖춰졌기 때문에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자본과 영업력 등 기존 해외 진출 모델과 차별화된, 고객 중심의 문제해결과 이를 뒷받침하는 핀테크 등 디지털 기술력이 주요 핵심 경쟁력이라고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GFTN은 싱가포르 금융관리국(MAS)이 설립했으며 금융 서비스 분야의 기술 주도 혁신 촉진을 위해 전 세계 정책 결정자, 기술 전문가, 비즈니스 리더, 투자자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글로벌 콘퍼런스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기자간담회 직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이 대표는 이날 질의응답(Q&A) 시간을 통해 “신흥시장은 성장 측면에서 기회가 있고 미국, 런던, 영국, 홍콩, 싱가포르 등 선진시장은 금융시스템 대비 고객 경험이 선진화되지 않아 기회가 열려 있다”며 “해외 다수 기관에서 디지털화 협업을 요청하는 연락을 많이 받고 있으며,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토스 ‘글로벌 슈퍼앱’, 토뱅 ‘글로벌 은행’ 도약 5년…맞물린 글로벌 진출 시계

토스와 토스뱅크는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 시기가 5년이란 시간으로 맞물렸다.

토스뱅크는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과 글로벌 은행으로의 도약이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고객 중심 최적화 ▲기술 내재화를 넘어선 표준화 ▲글로벌 진출 등 향후 3~5년간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 국내 상장을 중단 후 미국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토스를 염두한 경영 계획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승건 토스 대표는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거주 외국인 대상 ‘금융 슈퍼앱’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고 “5년 내 토스 사용자의 절반을 외국인 고객으로 채워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인뱅) 중 해외 진출 첫 삽을 뜬 카카오뱅크보다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7년차에 지분투자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반면, 토스뱅크는 출범 3년 반만에 해외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회사가 가진 (고객 경험)경쟁력으로 봤을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지분투자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형태, 서비스형 뱅킹(BaaS) 형태의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도 국내처럼 토스와 원(One) 앱 전략을 추진할지 여부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려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경우에 따라 다를 것)”라며 “은행업인 토스뱅크가 핀테크인 토스보다 규제가 많아 일부분 커뮤니케이션(소통)을 병행하며 상황에 맞춘 전략을 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