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4조원 GSK 기술 수출에…상한가 찍고 상승 랠리

2025-04-08     한경석 기자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 사진=에이비엘바이오

코스닥 바이오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GSK와 총 계약 규모 21억4000만 파운드(약 4조66억원)규모의 플랫폼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 상호관세 여파에 국내 증시 역시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 들려온 K-바이오기업의 낭보는 부진한 거시 환경에도 2거래일 만에 45% 이상의 주가 상승 랠리로 이어졌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전일(7일) 21억4000만파운드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 소식을 전한 뒤 코스닥 시장에서 전장 대비 29.96% 오른 4만42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낭보를 전했던 7일에 이어 8일에도 상승 랠리를 이어가며 9시 59분 장중 기준 전일 대비 14%대 상승률을 보이며 5만600원 전후에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시가총액은 2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기술 수출한 그랩바디-B의 영향과 함께 앞으로도 늘어날 뇌혈관 장벽(BBB) 셔틀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7일에 이어 8일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7일 GSK와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를 기반으로 새로운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라이선스아웃(L/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오스틴 GSK 연구기술 부문 수석부사장(SVP)은 “이번 계약은 BBB를 극복하고 치명적인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혁신적인 플랫폼 기술을 모색하려는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며 “이 플랫폼(그랩바디-B)은 GSK의 차세대 파이프라인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번 기술 수출(21억4000만파운드)은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 및 임상 진척에 따른 개발과 상업화 마일스톤을 합친 규모로 선급금 3850만파운드(약 721억원), 단기 마일스톤 3860만 파운드(약 723억원) 및 기타 마일스톤 약 20억 6000만 파운드(약 3조 8568억원)으로 구성됐다.

◆2022년 사노피 수출 금액 ‘3배’ 규모…3년 만에 흑자 전환 전망

대규모 기술수출료를 수령하게 됨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는 2022년 이후 올해 들어 3년 만에 다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당시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최대 1조3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에 성공하면서 연결 기준 영업이익 9억원을 기록한 바 있고, 이후 2023년 26억원 지난해 5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년간 적자를 이어갔지만, 올해 들어 당시 계약 규모의 3배에 이르는 추가 기술 수출에 성공하면서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이 재무적 성과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의 투자 포인트는 높아지는 BBB 셔틀 수요에 따른 추가적 기술 이전과 파킨슨 대상 임상 1상 연구 진행 중인 ABL301의 임상 1상 결과 발표에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Roche)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트론티네맙(Trontinemab)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면서 BBB셔틀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로슈가 트론티네맙에 대한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계속적으로 도출하며 BBB셔틀의 중요성은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그랩바디-B의 가치도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술 이전 가능성은 계속 존재하며 더불어 그랩바디-B 플랫폼의 임상 결과를 에이비엘바이오의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ABL301’을 통해 확인할 경우 추가적으로 플랫폼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25년 4월 7일 종가 기준 에이비엘바이오의 최근 1년 주가 추이. 차트=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