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證, 전기차 불황 장기화에 2차전지 ETN ‘조기 청산’

KB “기초지수간 괴리율 문제 등 시장 요인 커” 키움 “ETN 신규 섹터 발굴 진행 중”

2025-04-02     최정화 기자
사진=KB증권

전기차 캐즘 등 업황 불황 장기화에 트럼프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한때 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았던 2차전지 ETN 종목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1일 오후 ‘KB 레버리지 KRX 2차전지 K-뉴딜 ETN’ 종목을 상장폐지한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이 상품에 조기청산 조건(장종료시점 실시간지표가치가 1000원 미만)이 발생됐으며, 상장폐지일은 2일이다. 상장증권수는 1100만주이며, 1증권당 상환가격은 947.95원이다. 청산금액은 7일 지급될 예정이다.

해당 상품은 2차전지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으로 2021년 8월 상장했다. 주요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홀딩스 등이며, KRX 2차전지 K-뉴딜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했다. 

최근 손실률은 ▲1개월 -14.53% ▲3개월 -6.04% ▲6개월 -56.18% ▲1년 -74.89%에 달한다. 이에 KB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 이 상품에 대한 투자유의 안내를 여러 차례 고지한 바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ETF는 파생상품 규제가 있어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운용이 제한적인 반면 ETN은 이를 해결할 수 있을 뿐더러 특정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며 “ETN의 시장 가격과 기초지수 간 괴리율이 지속적으로 기준치를 초과 시 ETN이 추종하는 기초지수가 없어지거나 산출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지수간 괴리율 문제 등 시장 요인이 ETN의 상장폐지에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KB증권의 2차전지 ETN 상장폐지에 앞서 삼성증권도 지난달 6일 ‘KRX 2차전지 K-뉴딜 ETN’ 상품을 조기 청산했다. 이로써 키움증권만이 유일하게 2차전지 ETN 상품을 보유하게 됐다.

키움 2차전지산업 ETN 주가, 상대수익률. 자료=에프앤가이드

에프앤가이드 2차전지 산업지수에 따르면 이날 기준 키움증권의 ‘키움 2차전지산업 ETN’ 상품 수익률은 ▲1개월 -11.42% ▲3개월 -6.87% ▲6개월 -37.96%다. 이 상품은 지난해 8월 상장됐고, 만기는 2029년 8월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2차전지 ETN 상장폐지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ETN상품 출시할 때 만기일이 지정돼 있고, 업황을 이유로만 상폐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향후 테마형 ETN 상품 발굴 계획에 대해 “국내 유망 섹터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고, 기존 섹터 뿐만아니라 신규 섹터 발굴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KB증권 관계자는 “회사는 지난해 CD(양도성예금증서) ETN과 미국채 상품을 다수 상장하며 금리형 상품 라인을 강화했다”며 “올해 투자자 수요에 맟춘 국가와 테마를 발굴해 차별화된 상품을 공급하는 데 초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