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서탄공장, 에코허브로 재탄생…“구독서비스 전진기지”[유통입지戰]
기존 4만평 규모에서 2026년까지 10만평 확장 보일러·온수기 비롯해 주방기기 증설 목표 구독서비스 개시할 제품·서비스·마케팅 확충
경동나비엔의 해외수출 생산기지인 ‘서탄공장’이 에코허브로 거듭났다. 경동나비엔은 에코허브를 10만평으로 증축해 주력 제품인 보일러, 온수기를 비롯해 주방기기 등 신사업 분야의 생산능력을 대폭 늘린다는 목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7월 서탄공장의 대규모 투자를 밝혔다. 서탄공장은 경기도 평택시 서탄면 일원에 위치한 4만평 규모의 생산기지다.
경동나비엔은 서탄공장 생산능력 증대를 위한 제조시설 구축을 위해 1383억원을 투자한다. 오는 2026년 2월까지 서탄공장 부품동 및 사출동을 건립하고 열교환기동도 증축한다.
수도권 남부지역은 국내 최대의 물류 집적지다.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등 주요 간선도로가 교차해 서울과 수도권 전역으로의 접근성이 우수하다. 그중에서도 서탄공장이 위치한 평택시는 평택항을 통한 수출입이 원활하고 SRT(수서고속철도)의 개통으로 인해 교통 인프라가 더욱 개선됐다.
이 때문에 평택시는 수출입 보관창고, 유통 물류센터에 유리한 입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커머스 물류 대응을 위한 신규 수요 증가에 따라 물류 권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LX판토스, 신세계푸드, 오뚜기, 코스트코, 이마트의 물류센터가 위치했으며 이커머스의 신규 풀필먼트(종합물류) 물류기지가 최근 구축·운영되고 있다.
경동나비엔의 매출 비중 중 제품별 비중은 ▲가정용 보일러 36% ▲온수기 44% ▲공기청정시스템 등 기타 20%로 구성됐다.
서탄공장은 보일러와 온수기 연간 생산량 200만대로 보일러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시설이다. 가동을 시작할 당시 연간 생산규모는 120만대였지만 지속적인 생산라인 증설로 생산량이 확대됐다.
서탄공장에는 설비, 물류, 정보 등 생산성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최첨단 기법이 접목돼 있다. 생산라인은 최첨단 로봇응용시스템과 부품 파트별 조립라인 자동화, 첨단 자체 공정검사 시스템을 도입해 최상의 품질을 구현하고 있다.
보일러 케이스에 열교환기, 순환펌프 등 주요 부품을 조립하는 공정이 이뤄지며 검사, 포장 등을 거친 완제품은 로봇에 의해 물류 창고로 옮겨진다. 열교환기, 버너, 순환펌프, 송풍기, 가스 밸브 등 보일러 제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며 부품 자체 생산율은 60%에 달한다.
자동검사시스템을 통해 작업자들은 자동화 검사 라인을 따라 작업자들이 물과 불을 이용해 제품에 누출되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
로봇을 통한 자동화와 작업자가 직접 조립하는 구조가 혼용돼 있다.
경동나비엔은 서탄공장 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200만대 수준인 생산규모를 2026년까지 연간 439만대로 확장한다는 목표다. 동시에 생산·검사·물류 등 과정의 자동화율을 더 높이고 통합 생산관리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경동나비엔은 확대된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주력 제품인 콘덴싱 보일러를 비롯해 미국·유럽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동시에 공장 이름도 ‘에코허브’로 새롭게 명명했다.
새롭게 이름을 바꾼 에코허브의 ‘에코(ECO)’는 ‘Ecofriendly Companion by Optimizing Living & Environment’의 약자로, 생활과 환경을 최적화하는 친환경 동반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에코허브를 통해 보일러, 온수기 등 기존 제품은 물론 콘덴싱 에어컨, 히트펌프, 수처리 시스템 등 경동나비엔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신제품도 생산한다.
경동나비엔은 이달부터 새로운 주방 시스템 브랜드 ‘나비엔 매직’을 선보였다. 나비엔 매직은 경동나비엔이 지난해에 SK매직의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세 개 분야의 영업권을 인수하며 확대한 주방기기 사업이다.
현재 나비엔 매직은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레인지후드, 전자레인지 5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더 나아가 나비엔매직은 인덕션과 가스레인지, 전기오븐 등 주방기기 제품군을 확대하고 3D 에어후드와 경동나비엔의 환기청정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결합해 요리의 시작부터 끝까지 공기질 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9월부터 SK매직의 생산설비를 경동나비엔의 평택공장으로 이전하며 나비엔 매직을 준비했다. 지난해 11월에 양산 승인을 완료한 뒤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리며 가스레인지 45만대, 전기레인지 26만대, 전기오븐 5만대 등 연간 생산량을 총 76만대까지 확대했다.
또 영업마케팅부문과 제조부문으로 구성된 ‘생활환경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업무의 효율을 높였다. 해당 본부는 생활환경가전의 영업과 마케팅부터 연구, 품질, 생산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을 담당한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임원(부사장)은 “에코허브 확장을 마무리 지으면 평택공장에 위치한 SK매직의 생산설비를 에코허브로 옮길 예정”이라며 “에코허브를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기술까지 적용한 ‘스마트 팩토리’로 변화시켜 경동나비엔의 혁신을 이끄는 전초 기지 역할을 담당하게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경동나비엔 에코허브는 앞으로 경동나비엔의 새로운 먹거리인 렌털 사업의 중심 역할도 하게 된다.
경동나비엔은 환기청정기에 정기적인 관리서비스를 적용했고 4월부터는 구독 방식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경동나비엔은 스타 셰프 ‘에드워드 리’를 나비엔 매직의 광고 모델로 발탁해 3월부터 5월까지 각각 새로운 TV 광고와 디지털 광고를 송출한다. 또 유튜브 PPL, 인플루언서 공동구매 등의 온라인 마케팅과 구매 프로모션, 나비엔 매직 굿즈 등을 통해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또 주방기기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과 기존 SK매직 판매 채널을 경동나비엔 대리점으로 전환하고 기존 경동나비엔 대리점에서도 나비엔 매직 판매를 확대한다. 여기에 보일러, 환기청정기 등 다양한 생활환경가전을 연계한 통합시스템을 제공하며 생활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선사한다. 신규 주택단지 등 건설사 특판 영업도 강화한다.
이렇듯 경동나비엔은 북미 등 해외에 성공적인 신제품 출시 및 해외법인 확장에 이어 신사업인 렌탈사업 확장까지 이뤄낸다는 목표다. 경동나비엔은 회사의 기술력과 매직의 인지도가 시너지를 내 주방기기 시장 내 성장이 확대된다면 경동나비엔 생활환경사업 매출이 2028년 3000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범 부사장은 “후드와 보일러는 주기적인 관리를 통해 에너지 효율 등이 향상될 수 있다”며 “보일러나 후드는 집을 살 때 주어지는 제품이란 고정관념이 있는데 앞으로 구독서비스를 통해 전체적인 관리와 렌털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