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경동나비엔, 주방기기 시장 본격 진출…‘나비엔 매직’ 출시
나비엔·매직 만나 새로운 주방 시스템 탄생 이커머스·양판·대리점·건설사 등 유통 채널 다양화 2028년 국내매출 1조·생활환경 매출 3000억원 목표
‘보일러 명가’ 경동나비엔이 주방기기 시장을 본격 진출한다. ‘나비엔’의 기술과 ‘매직’이 만나 탄생한 새로운 주방 시스템 브랜드 ‘나비엔 매직’을 출시하면서다. 앞으로 경동나비엔은 쾌적한 주방환경을 조성하고 환기청정기와 주방기기를 연동해 차별화된 ‘실내 공기질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새로운 주방기기 브랜드 ‘나비엔 매직’은 주방기기 브랜드로 지난 21일 공식 출시됐다. 나비엔 매직이 판매하는 5개 품목은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레인지후드, 전자레인지 5개 품목이다.
지난 28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경동나비엔 에코허브(구 서탄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용범 영업마케팅 총괄임원(부사장)은 “오랫동안 주방기기 사업을 펼칠 계획을 내부적으로 갖고 있었다”라며 “그 와중에 SK매직이 주방기기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자 이에 맞춰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경동나비엔은 가스레인지와 인덕션, ‘3D 에어후드’ 등의 제품 등을 내세워 주방기기 시장에 진출해 있었으나 그 규모 자체가 크지는 않았다. 최근 들어 M&A(인수·합병)를 본격화하면서 2023년 레인지후드 전문업체 ‘리베첸’의 자산을 인수하고 2024년 SK매직의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3개 분야의 영업권을 인수하며 주방기기 사업을 확대했다. 경동나비엔은 425여원을 들여 SK매직 주방기기 사업을 인수한 후 생산설비를 평택공장으로 이전했고 이를 관리할 생활환경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김용범 부사장은 “‘공기질 관리 솔루션’과 ‘쾌적한 생활환경 파트너’가 자사의 비전”이라며 “공기질은 크게 봤을 때 실외와 실내로 구분할 수 있다. 2010년에 들어서면서 요리 시 발생하는 요리매연의 문제점이 지적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공기청정기만으로 요리매연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에 따르면 실내공기 악화에는 두 종류의 유해물질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 입자성 유해물질은 공기청정기 내 헤파(HEPA, 활성탄) 필터로 걸러질 수 있다. 고효율 미세먼지 공기필터인 헤파 필터로 미세먼지, 꽃가루, 곰팡이 포자 등이 제거된다. 그러나 입자가 아닌 기체성 유해물질은 공기청정기로도 해결하기 어렵다.
문제는 기체성 유해물질이 튀김, 볶음, 구이 등 기름을 이용한 조리에서 발생하는 요리매연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포름알헤다이드, 벤조피렌, 암모니아,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s), 이산화질소, 지방 에어로졸, 벤조피렌 등 유해가스가 요리매연 내에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유해가스는 호흡기를 자극하고 면역력을 저하시켜 폐질환, 기관지염, 천식 등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0년부터 요리 매연을 1급 발암물질로 구분하고 있으며 포름알데히드와 이산화질소도 1급 발암물질에 해당된다. 유해가스에 색이나 냄새가 없는 경우가 많아 심각성을 쉽게 인지하기 어렵고 장기간 노출될 수 있다. 의학계에서는 요리 매연을 줄이기 위해 후드 등 환기시설을 제대로 갖추거나 창문을 열어 호흡기를 조절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용범 부사장은 “요리 매연은 공기청정기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요리매연을 줄이기 위해서는 실내매연을 밖으로 배출해야 한다”면서 “집집마다 의무적으로 후드 설치가 이뤄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후드의 소음이 크다보니 소비자들이 장시간 틀어놓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경동나비엔은 이러한 점을 착안해 공기의 원활한 이동으로 후드를 강하게 틀지 않아도 환기가 되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사업을 펼쳐왔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라며 “그 와중에 SK매직의 주방기기 인수를 통해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동나비엔의 실내 공기질 관리는 가스·전기레인지, 레인지후드와 환기청정기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형태다. 이러한 시스템은 경동나비엔이 마련한 실증주택에서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다.
경동나비엔 에코허브에 마련된 실증주택에는 경동나비엔의 인덕션, 후드, 콘덴싱 에어컨이 배치됐다. 요리가 시작되면 주방기기와 환기청정기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동 작동된다. 레인지에서 요리가 시작되면 ‘3D 에어후드’의 정면과 양 측면에서 에어커튼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요리매연이 실내 전체 공간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요리매연을 신속하게 배출한다. 동시에 후드와 연동해 작동되는 환기청정기가 깨끗하게 걸러진 신선한 공기를 실내로 공급한다.
이러한 실내 공기질 관리를 통해 요리매연뿐만 아니라 요리냄새까지 상당수 제거할 수 있어 쾌적한 주방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부사장은 “환기청정 시스템은 소비자들이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이지만 소비자들이 더욱 인식할 수 있도록 유통채널 다각화와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겠다”라고 했다.
우선 경동나비엔은 유통 채널 다각화 차원에서 경동나비엔 공식 온라인 플랫폼 ‘나비엔 하우스’을 비롯해 쿠팡, 네이버 등 이커머스 채널과 하이마트, 일렉트로마트 등의 오프라인 양판점에도 입점한다.
또 주방기기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과 기존 SK매직 판매 채널을 경동나비엔 대리점으로 전환하고 기존 경동나비엔 대리점에서도 나비엔 매직 판매를 확대한다. 여기에 보일러, 환기청정기 등 다양한 생활환경가전을 연계한 통합시스템을 제공하며 생활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선사한다. 신규 주택단지 등 건설사 특판 영업도 강화한다.
김용범 부사장은 “경동나비엔을 비롯해 기존의 SK매직 대리점에도 새로운 매출 창구가 열리게 되는 것”이라며 “보일러 매출이 급격하게 오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환기청정기와 주방기기라는 추가돼 대리점에서도 호평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활발한 마케팅을 위해 스타 셰프 ‘에드워드 리’를 광고 모델로 발탁해 3월부터 5월까지 각각 새로운 TV 광고와 디지털 광고를 송출한다. 또 유튜브 PPL, 인플루언서 공동구매 등의 온라인 마케팅과 구매 프로모션, 나비엔 매직 굿즈 등을 통해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경동나비엔은 오는 2028년이 창립 50주년인 만큼 ‘나비엔 매직’을 통한 사업영역과 매출 확대를 목표로 세웠다. 생활환경사업 제품과 함께 보일러와 온수기, 숙면매트 등 기존 주력제품을 강화하고 스마트홈과 냉방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또 주요 제품에 대한 렌탈·케어 서비스를 지원하고 이들을 서로 통합 연계한 새로운 시스템 제품도 선보이며 각자에게 최적화된 생활환경을 갖출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러한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경동나비엔은 2024년 4115억원인 국내 매출을 2028년에는 1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다. 지난해 기준 경동나비엔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3538억원으로 국내 매출 4115억원, 해외 매출 942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김용범 부사장은 “생활환경사업 부문 매출은 2028년까지 3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