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경영 강화’ 대우건설, 정원주‧김보현 해외시장 공략 ‘2인3각’
26일 주총서 5개 안건 의결…이사회 8명⟶7명 축소 정원주‧김보현 ‘공조’…글로벌 사업 확대에 힘 싣는다
대우건설이 정원주‧김보현 투톱 체제를 굳히며 총수경영을 강화한다. 올해 공식 취임한 김 대표는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한 정 회장과 합을 맞춰 해외시장 공략을 통한 활로 마련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 사옥 3층 아트홀에서 제2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총 5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외이사로 김재중, 이인석, 김재웅 이사가 재선임됐고, 백정완 전 대표이사와 윤광림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됐다. 별도의 충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사회는 기존 8명에서 7명으로 축소됐다.
김보현 대표와 정원주 회장 중심의 이사회가 구성되면서 대우건설도 본격적인 오너家 경영 시대를 맞게 됐다. 김보현 대표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이자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의 매부다. 오너가의 경영권이 강화되면 그룹 차원에서의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사업 추진 등 조직 안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먼저 김 대표는 해외사업을 위해 직접 발로 뛰어온 정 회장과 함께 글로벌 영토 확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에서도 지난해 수주 성과를 언급하며 올해 역시 해외사업을 확대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대우건설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팀코리아 시공 주관사로서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공장 계약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해외 현지 여건에 따른 발주 일정 변경 등으로 다소 부진한 수주 실적을 거뒀다. 2024년 해외 수주는 6118억원으로 목표의 20% 수준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국내 수주 목표를 110.1% 초과 달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우건설의 올해 수주 가이던스는 전년 대비 23.4% 상승한 14조2000억원이다. 증가 폭으로 따지면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2021년 12월 이후 가장 크다. 올해는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목표액의 절반 가량을 해외에서 따낼 공산도 크다. 지난해 지연됐던 사업들의 계약이 올해 내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외사업을 통해 수주 목표액 상당수를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등과 ‘팀코리아’로 참여해 체코 원전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미네랄 비료 공장 프로젝트의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들 모두 올해 내 본계약 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1조8000억원 규모의 이라크 알포 해군기지, 9000억원 규모의 리비아 인프라 재건 프로젝트 등 굵직한 파이프라인도 갖췄다.
추가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정 회장은 최근 3년 사이 6번 이상을 베트남 지역을 찾는 등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디벨로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에 따라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한 스타레이크신도시의 성공을 베트남 남부에서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빈즈엉성과 동나이성에서 주요 관계자들과 만나 남부지역 사업 진출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빈즈엉성과 동나이성은 베트남의 경제 중심으로 불리는 호치민시와 인접해 경제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인구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동나이성에 베트남 제3의 신도시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해외 수주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베트남을 비롯한 해외 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