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IB 편중 사업구조 재편…운용·자산관리 '강화'

2020년 대비 운용 98.%↑·자산관리83%↑ 운용·자산관리·리테일 사업 강화

2025-03-26     최정화 기자
메리즈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이 부동산금융 기반 기업금융(IB) 부문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재편,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악화 등으로 인한 부정적 영업환경이 장기화됨에 따라 추가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6일 메리츠증권이 제출한 감사(검토)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운용과 자산관리(WM)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운용 사업의 수익이 큰 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운용 부문 수익성은 7420억원으로 전년(4766억원) 대비 55.7% 증가했다. 자산관리 부문도 지난해 수익성 31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8.6% 성장했다.

특히, 메리츠증권의 운용 부문 순수익은 2020년(3731억원)에 비해 98.8% 늘었다. 자산관리도 2020년(172억원) 수익과 비교해 83.1% 커졌다. 

메리츠증권 수익성. 자료=감사(검토)보고서와 업무보고서, 표=한국신용평가

운용과 자산관리 사업의 시장점유율도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메리츠증권 사업부문별 시장 점유율은 ▲IB 17.6% ▲운용 9.3% ▲자산관리 2.4% ▲투자중개 1.7% 순이다. IB 사업 점유율은 전년 대비 2.2% 소폭 줄어든 반면, 운용과 자산관리 사업은 각각 60.3%, 9.5% 늘었다.

윤소정 한신평 연구원은 “IB 관련 수익 비중이 전체 영업순수익의 약 50%(최근 5개년 평균 기준)를 차지하고 있어 IB 부문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며 “지난해 채권운용 성과 호조, 배당금수익 증가 등으로 운용부문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고, 자산관리 부문 또한 고액자산가 대상의 PIB(프라이빗투자은행) 센터 신설, 차별화된 상품 제공을 통해 사업부문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왼쪽부터)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사진=메리츠증권

◆ 운용·자산관리·리테일 등…비핵심 사업 강화 속도전

메리츠증권은 IB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손질해 그간 비핵심 사업이었던 리테일과 자산관리 등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메리츠금융그룹 차원에서 성과주의를 중시하는 만큼 수익성 제고를 목표로 한 사업재편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많은 성과를 낸 사람이 충성한 사람”이라며 성과주의를 강조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실제 메리츠증권은 자산관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금융 중심의 정통IB와 고액자산가(패밀리오피스) 전담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종민 대표(메리츠금융지주 겸 메리츠화재 부사장)와 장원재 대표 2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기업금융과 관리 총괄을, 장 대표는 세일즈앤트레이딩(S&T)과 리테일 총괄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3분기 메리츠금융지주 컨퍼런스콜에서 “신규 딜 측면에서 PF 시장은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당사는 차별적인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양질의 빅 딜(Big deal)을 수행하고 있으며 기업 금융 부문 딜 소싱(Deal Sourcing)및 투자 역량 확대로 상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지난 15년간 메리츠증권은 리테일 부문에서 일부 랩 운용 상품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열위한 것이 사실”이라며 “타 부문에서 축적된 경쟁력을 토대로 리테일을 새로운 성장의 핵심 축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은 리테일 부문 확장을 위해 제로 수수료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고객 기반을 빠르게 확장하며 국내외 위탁수수료 기준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는 등 리테일 강화에 나선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됐음에도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운용수익 증가 등 영향으로 우수한 자산운용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된 실적을 시현했다”며 “위탁매매와 자산운용 부문에서도 ‘슈퍼365’계좌 증가와 ‘제로 수수료’ 프로모션으로 리테일 손익은 꾸준히 증가 중”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