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리더탐구] 박병희 농협생명 대표, 보험·금융 전문가…질적 성장 과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고령화·저출산 등으로 보험산업이 성장성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회사의 성장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는 ‘보험리더탐구’ 시리즈를 통해 보험사별 대표의 경영 능력을 톺아봤다. (편집자주)
박병희 대표가 올해 1월 농협생명의 새 수장으로 선임됐다. 박 대표는 부사장 시절 이익 체력을 늘린 공로를 인정받아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다만, 올해는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돼 수익성 유지가 경영 과제로 떠오른다.
박 대표는 1966년생으로 대구 청구고, 경희대 사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 서양사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농협은행 경북지역보증센터 센터장, 농협경제지주 감사국 부국장 등을 지냈다.
이후 농협은행 대구영업본부 본부장, 농협중앙회 대구지역 본부장 등을 거쳐 2023년부터 농협생명 농축협사업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 지역 기반 네트워크 갖춘 ‘영업전문가’...수익 성장 이바지
박 대표는 부사장 시절 지역 기반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주력 채널인 농축협 채널에서 매출을 높이며, 농협생명의 실적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실적을 살펴보면, 농협생명의 2023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817억원으로 전년 동기(647억원) 대비 181% 증가했다. 지난해엔 24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5.4% 상승했다.
특히, 미래 이익을 가늠하는 지표인 보험서비스마진(CSM)이 늘었다. 보유 CSM은 2022년 말 기준 4조2896억원에서 ▲2023년 말 기준 4조4774억원 ▲지난해 말 기준 4조5915억원으로 지속적해서 이익 체력을 늘렸다.
또한, 자본건전성 지표인 새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도 업계 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농협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킥스 비율은 240.4%(경과조치 전, 잠정치)로 연초 대비 33%p가량 올랐다.
지난해 금리 인하와 금융당국의 할인율 현실화 방안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보험사의 킥스 비율이 하락했음에도, 농협생명은 안정적 자본 관리와 수익성 증대를 통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첫 내부 출신 CEO...올해 경영 과제는?
박 대표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12년 만에 내부 출신 대표로 선임됐다. 그동안 농협생명은 대부분 농협중앙회나 농협금융지주 출신을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농협생명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보험·금융 분야의 풍부한 역량과 지식 등을 보유한 전문가로 앞으로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보험시장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농협생명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사유를 보면 알 수 있듯, 올해 보험산업은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올해 금리 인하 기조와 금융당국의 할인율 현실화 방안 등으로 부채의 증가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박 대표의 올해 경영 과제는 그동안 보험업을 경험한 영업능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질적 성장을 이루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