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석방에 민주당 “여론전 총력”...조기 대선 행보, 일단 중단

“방심했다” 평가한 민주당...장외집회, 단식, 삭발 등 진행 민주당, 활동 거점 광화문으로...12일부터 당분간 국회~광화문 도보진행

2025-03-11     김지평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조기 대선을 준비하던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졌다. 당내 일부는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에서 파면 결정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며 의원총회와 장외집회를 진전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을 향해 마 후보자 임명과 명태균 특검법 공포를 거듭 촉구하며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마 후보자 임명과 관련해선 책임성을 거론하며 탄핵 추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윤 대통령 석방’을 예상하지 못하면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현실에 자조적인 비판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심우정 검찰총장과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카드를 꺼내겠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줄탄핵으로 인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열린 민주당 비상의원총회에서는 ▲윤 대통령 석방을 예상하지 못한 것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것이라고 섣부르게 전제해 조기 대선 체제로 변환한 것 ▲내란죄 등 형사 재판에 손 놓고 있었다는 점 등이 지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의원들 스스로 “방심했다”는 평가를 한 것이다.

◆민주당, “헌재만 바라볼 수 없어...여론전 총력”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진숙(왼쪽부터), 박홍배, 김문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조기파면 등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여론전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조기 대선 행보도 일단 접었다. 당내 자조 섞인 비판에도 뚜렷한 방안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란 점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장외집회는 물론 단식, 삭발, 서한 발송, 기자회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윤 대통령의 파면 촉구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 11명은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서한을 헌재에 발송했으며, 민주당 초선 의원인 김문수·박홍배·전진숙 의원은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지난 9일부터 단식 농성에 돌입했으며, ‘윤석열 탄핵 준비 국회의원연대’ 소속의 김준혁·박수현·민형배 의원 등은 이날부터 헌재 앞에서 단식을 진행한다.

민주당은 활동 거점도 광화문으로 옮긴다. 오는 12일에는 윤 대통령 파면을 위한 비상행동 출정식이 예정돼 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출정식 이후로도 당분간 국회 본청에서 광화문 집회 장소까지 10㎞ 넘는 구간을 도보로 행진하기로 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을 위해 총력을 다 하기로 했다”면서 “최상목과 심우정 탄핵 등 조치에 대해 의원들의 충분한 개진이 있었고, 적절한 시점에 대해 지도부가 판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 대행이 지금이라도 마 후보자 임명과 명태균특검법 공포를 통해 진실에 다가가는 길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심 총장이나 최 권한대행 탄핵에 대해 어떻게 하자고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앞서 말한 기조만 확인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