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IPO 추진 케이뱅크 '암초 만나나'…업비트 중징계 리스크 부각
두나무, 작년 국감서 시장 독과점 의혹 이어 금융위 중징계 ‘리스크’ 부상 케이뱅크, 연내 IPO 재도전 앞두고 우려 나와
가상자산 실명계좌 제휴로 동반 성장을 이루며 ‘윈윈(Win-Win)’ 관계를 구축한 업비트와 케이뱅크가 올해 관계의 새 변화를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들어 양사의 사업적 리스크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려는 케이뱅크는 업비트의 중징계 처분이 자사의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업비트와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해 국정감사(국감)에서도 시장 독과점 의혹과 이에 따른 시장 왜곡 현상을 지적받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2020년 6월부터 두나무와 제휴를 맺고 업비트 고객의 예치금을 당행 내 가상자산사업자(VASP) 수신으로 예치하고 있다. 업비트에서 원화 환전을 하기 위해선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발급받아야 하는데, 케이뱅크가 이와 관련한 실명확인서비스 및 펌뱅킹서비스를 제공한다. 계약 종료는 2025년 10월로 예정됐다.
실제 업비트 제휴 효과를 기반으로 케이뱅크는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이뤘다. 제휴를 시작한 2020년 말 219만명이었던 고객 수는 2021년 3분기 말 기준 660만명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205만명으로 규모의 성장을 이뤘다. 수신 잔액도 2020년 말 3조8000억원에서 2021년 3분기 말 12조3100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다만, 업비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예치금에 따른 이자비용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되면서 양사 간 예치금 관리 관련 재계약이 이뤄질 당시 기존 0.1%였던 이자율이 2.1%로 상승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논란이 됐다.
지난해 8월 업비트 예치금 평균잔액 3조7915억원을 기준으로 1년간 업비트에 지급할 이자비용은 연간 약 867억원으로 추산됐다. 2023년 이자비용이 95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영업이익 감소로 수익성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의 제재도 추가 리스크로 부상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는 최근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업비트에 대해 신규 고객 가상자산 이전(입고·출고)을 금지하는 ‘영업 일부정지 3개월(중징계)’를 처분했다. 이후 두나무가 행정처분 불복 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제휴 관계에 있는 케이뱅크까지 부담이 커지는 국면이다.
업비트는 그간 개인계좌에 제한됐던 가상자산 시장이 법인계좌까지 확대되면서 실명계좌 제휴처 변경을 고려해 볼만한 상황을 맞았다. 시중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가상자산 계좌 개설이 간편하고 접근성이 편리해 이용자들이 선호한다.
실제 유력 경쟁사인 빗썸은 기존 NH농협은행에서 대표적인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으로 제휴 은행을 이동, 시장 점유율 상승(+3%)을 경험하기도 했다. 업비트 측은 “하나‧우리은행 등 제휴은행 교체를 검토 중”이란 풍문에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여전히 업계에선 제휴 은행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