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신세계건설, 내부거래 확대 전망…자생력 회복은 과제
24일 상장폐지 마쳐…이마트, 신세계건설 관련 사업 진행 ‘탄력’ 내부일감 주력 전망…신세계그룹 스타필드 등 대규모 투자 앞둬
신세계건설이 주식시장에서 이름을 내렸다. 상장폐지 절차를 마치면서 향후 그룹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확보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사업다각화 등 근본적인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내부일감에만 치중할 경우 신규 사업에 대한 경쟁력 약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자발적 상폐 수순을 밟아온 신세계건설이 24일 최종 상장폐지됐다. 앞서 신세계건설의 최대주주였던 이마트는 신세계건설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주식 공개매수와 상장폐지를 추진해 왔다. 지난 4일 신세계건설의 지분 전량을 취득하며 완전 모회사가 됐다.
신세계건설이 비상장사가 되면서 이마트는 외부 개입에서 벗어나 신세계건설 관련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비상장사로 전환하면 소액 주주 개입은 물론 사외이사 도입 의무도 사라져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룹 차원 관리도 수월해진다.
신세계건설의 경영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부진한 실적을 냈던 민간 주택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안정적인 내부일감 확보에 더욱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내부거래는 미수금 등 사업의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승민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2024년부터 민간 신규 수주가 크게 감소한 가운데, 계열 물량 위주의 사업 구조로 점차 전환될 전망”이라며 “향후 민간공사 축소 등에 따른 외형 감소가 예상되나, 신세계그룹의 유통사업 투자와 연계해 계열 중심의 사업기반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향후 확보할 수 있는 내부일감의 양도 늘어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30년까지 ▲스타필드 창원(5600억원) ▲스타필드 동서울(1조1000억원) ▲스타필드 광주(1조3403억원) 등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이다. 화성시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테마파크 스타베이시티 조성 계획에는 스타필드를 비롯해 아파트까지 포함됐다.
다만 내부거래 의존도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내부일감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면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외부 사업 수주의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룹의 투자 등 사업 계획에 따라 기업의 명운이 갈릴 공산도 크다.
신세계건설은 실적이 악화하기 전 내부일감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회사다. 하지만 2020년께 스타필드 등 대형 계열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실적이 급락할 위기에 처했고, 그룹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주택사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시장이 침체되면서 공사비, 미분양 등으로 수익성이 급감한 상태다.
실제 신세계건설의 공사미수금 규모는 ▲2021년 1406억원 ▲2022년 2441억원 ▲2023년 3188억원 등으로 매년 상승해 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공사미수금은 364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과 비교하면 2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건설은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계열사에 다시 의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