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기관투자가, 현 경영진 안건 압도적 지지
지난달 말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를 제외한 제3의 주주들 가운데 ‘캐스팅보트’로 평가받은 국민연금과 해외기관 등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이사 수 상한과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등 현 경영진이 제안한 정관 변경안에 압도적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제안 안건인 집중투표제 역시 표결에 참여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약 70%가 찬성해 가결됐다.
13일 고려아연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5일 이사회에서 황덕남 사외이사를 창사 이래 최초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선 ▲집중투표제 도입 ▲이사 수 상한 설정(19인 이하) ▲액면분할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을 위한 정관 변경안 6개가 국내외 기관투자가의 지지 속에 통과됐다.
당시 국민연금과 해외기관 등 ‘캐스팅 보트’로 평가받은 국내외 기관투자가의 찬성 속에 특별결의 안건(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이상이 찬성 필요)인 정관 변경안 6개가 가결됐다.
구체적으로 이번 임시주총에 고려아연 측 우호 주주와 MBK파트너스 측을 제외하고, 표결에 참여한 국내외 기관투자자 중 95% 이상이 이사 수 상한과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액면분할과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집중투표제에서도 역시 70% 이상의 찬성률을 보였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의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해 각각 반대와 찬성이라는 상반된 입장을 권고했으나, 집중투표제를 반대한 ISS마저도 현 경영진에 대해 “고려아연의 핵심 사업 성과는 만족스럽다”고 평가해, 이 점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이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 견제기능 등이 두루 강화될 것이라는 데 상당수의 주주가 공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캐스팅 보트인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 등 정관 변경안들을 통과시킬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해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추진해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포함한 주주들의 지지에 보답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