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승부수 통했다…'실적 턴어라운드' 이마트, 영업익 대폭 개선

통상임금 영향 제외 실질 영업이익 2603억원 배당 2000→2500원·자사주 50% 이상 소각

2025-02-11     신용수 기자
이마트

이마트가 통상임금 관련 대법원판결로 2000억원이 넘는 추가 비용이 발생했으나 지난해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도 지난 1년간 진행한 쇄신과 혁신을 바탕으로 본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개선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정용진 회장의 취임 첫해 성적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71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전년(2023년)보다 940억원 증가한 수치다.

통상임금 변수로 현금 유출 없이 회계상으로 인식된 퇴직 충당부채와 희망퇴직 보상금 등을 더해 2132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상황에서 달성한 성과다.

이를 제외한 지난해 실질 영업이익은 2603억원이다. 전년보다 3072억원 증가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총매출은 29조209억원으로 전년보다 1.5% 소폭 감소했고 순손실은 5734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 별도 매출은 16조9673억원으로 전년보다 2.5% 늘었고 영업이익은 1218억원으로 35.2% 줄었다.

이마트는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비용 증가분이 상대적으로 크다.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용 인원이 많고 장기 근속자 비율도 높기 때문이다.

2023년 말 기준 이마트 고용 인원은 2만2744명으로 국내 종업원수 10위권 내다.

여기에 대형마트 업태 특성상 휴일 영업에 따른 초과근로 수당과 휴일수당 비중이 높아 퇴직충당부채 증가에 따른 비용 부담도 크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지난해 4분기 퇴직충당부채 소급분으로 일시에 반영된 표면적인 비용 증가분을 빼면 지난해 진행한 강력한 쇄신과 혁신에 기반한 본업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

자회사들도 실적을 개선했다.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쓱닷컴)은 효율적인 프로모션과 물류 절감, 광고 수익 증가 등에 힘입어 연간 50억원의 첫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보다 345억원 개선된 것이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매출 3조1001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1908억원으로 510억원 늘었다.

스타벅스는 116개 점포를 새로 개점하며 점포 수 2000개를 돌파하는 등 외형 성장에 운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뤄냈다.

스타필드 브랜드를 보유한 신세계프라퍼티는 전년보다 613억원 증가한 773억원의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투숙률 상승 덕에 415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이마트는 올해 본업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는 3곳의 신규 출점을 진행하고 신규 점포 부지도 추가로 5개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지속해 확대할 방침이다. SSG닷컴과 G마켓(지마켓)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다.

지마켓은 올해 상반기 중 알리바바그룹과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소 판매자들의 글로벌 판로를 확대하고 브랜드 상품 구성에 집중해 판매자와 구매자를 이어주는 오픈마켓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본업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에 더 집중해 실질적 성과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한편, 이마트는 이날 최소 배당금 상향과 자사주 소각 등을 뼈대로 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우선 주당 최소 배당금을 기존의 주당 2000원에서 2천500원으로 25% 올린다. 이에 따라 이마트 주주는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3년간 주당 최저 2500원의 배당을 보장받는다.

이마트는 배당 증액을 위해 매년 134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20202년 말 주당 최저 배당금을 2000원으로 지정했고 지난 2023년에는 주주 환원을 위한 재원을 연간 영업이익의 15%에서 20%로 상향하는 등 주주 가치 제고 정책을 지속해 추진해왔다.

이마트는 다음해까지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의 50% 이상을 소각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현재 전체 주식의 3.9%인 108만7466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연간 28만주씩 총 56만주(전체 주식의 2%)를 소각하겠다는 것이다.

최저 배당 상향과 자사주 소각은 주가 부양을 통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