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은 KB금융, ‘리딩뱅크’는 신한은행…나란히 왕좌 등극
주요 금융지주의 지난해 결산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리딩금융’과 ‘리딩뱅크’ 지위를 두고 경쟁을 벌이던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나란히 왕좌에 올랐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 기준 KB금융은 ‘리딩금융’을, 신한은행은 ‘리딩뱅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5조286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 실적을 낸 동시에 처음으로 ‘5조(兆) 클럽’에 입성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4조6255억원에 그쳐 KB금융에 리딩금융 지위를 넘겨주게 됐다. 신한금융은 계열사 신한투자증권의 파생상품 운용손실 반영하면서 순익이 줄었다.
‘리딩뱅크’ 지위는 신한은행이 차지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6959억원이다. 최근 2년(2022~2023년) 연속 리딩뱅크였던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3조768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과 오랜 시간 리딩뱅크 경쟁 관계던 KB국민은행은 순이익 3조1514억원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편입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따른 대규모 손실보상을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처리하며 순익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 ‘신임’ 이환주, ‘연임’ 기로 진옥동…올해도 ‘리딩’ 경쟁 치열 전망
KB와 신한은 지난해 각자 ‘리딩’ 지위를 차지했음에도 올해 서로가 가진 타이틀을 앗아오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리딩금융’ 지위를 유지하는 KB금융지주와 달리 KB국민은행은 ‘리딩뱅크’에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올해 임기를 시작한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부담할 주력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한금융은 리딩금융 타이틀을 노릴 정도로 큰 외형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리딩뱅크’ 지위를 차지한 신한은행에 가려져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임기 3년차를 맞아 연임 기로에 선 만큼 올 한 해 ‘리딩금융’ 타이틀을 쥐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유력한 금융회사들은 각자의 이해관계를 품고 리딩금융과 리딩뱅크 타이틀을 모두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지속해왔다”며 “올해 역시 예년의 상황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