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 ‘식료품 특화’ 출점·재단장 경쟁

2025-01-29     신용수 기자
대형마트 3사가 일제히 그로서리(식료품)로 특화 전략을 모색하면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 푸드 마켓 수성점. 사진=이마트

대형마트 3사가 일제히 그로서리(식료품)로 특화 전략을 모색하면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요가 높은 식품 중심으로 판매 구조를 재편해 장기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겠다는 복안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푸드마켓 수성점(대구)을 개장했다.

2021년 9월 문을 연 이마트 전주에코시티점 이후 3년 3개월만의 출점으로 이마트 사상 처음으로 식료품 특화 매장으로 꾸몄다.

1년 내내 식품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그로서리 할인 매장’을 표방한 해당 점포는 전체 영업 면적 3966㎡(약 1200평) 가운데 임대 매장(테넌트)과 행사장을 제외한 2829㎡(약 856평·직영 면적의 86%)를 식료품으로 채웠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중 서울 강동구에 고덕동 인근에 푸드마켓 2호점을 개장할 예정이다. 배후에 10만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가 있는 지역으로 이마트가 서울 동부 상권의 전략적 거점으로 삼은 곳이다.

기존 점포는 상권 특성에 따라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과 같은 쇼핑몰 형태와 푸드마켓 형태로 이원화해 리뉴얼(재단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

롯데마트도 슈퍼마켓과 편의점, 백화점 사이에 낀 대형 할인점의 생존 방향을 식료품 특화에 두고 있다.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을 기치로 내건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은평점을 식료품 전문 점포 브랜드인 ‘그랑그로서리’ 1호점으로 전환했고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 도곡점을 그랑그로서리로 재단장했다.

지난 16일에는 식료품에 집중한 신규 점포 서울 천호점을 개장했다. 롯데마트가 새 점포를 선보인 것은 6년 만으로 출점 전략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마트는 또 상반기에 경기도 구리점을 식료품 전문 점포로 재개장할 계획이다. 실적 악화로 2021년 3월 폐점한 그 자리에 점포 성격을 바꿔 4년 만에 다시 입점한다.

홈플러스는 2022년 ‘메가 푸드 마켓’을 도입하며 대형마트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식료품 전문 점포 시대를 열었다.

이후 기존 점포를 단계적으로 리뉴얼해 현재 33개의 메가 푸드 마켓을 운영 중이다. 전체 매장의 약 4분의 1을 식료품 전문 점포로 바꿨다.

최근에는 서울 강서점과 인천 간석점에 ‘참치 해체쇼’, ‘초밥 현장 시현’ 등의 체험적 요소를 가미해 한단계 더 진화한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를 선보였다.

메가 푸드 마켓은 출범 3년 만에 누적 고객 7천만명을 넘어서며 매출 상승의 효자 노릇을 했다.

대형마트 3사의 식료품 특화 경향은 과거의 만물상 방식으로는 더는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에 가격 경쟁력을 잃은 비식품 부분을 과감하게 버리고 대형마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식료품 부문을 전문화해 고객이 다시 오프라인 매장을 찾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내놓은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지난해 대형마트는 매출이 전년 대비 0.8% 줄어 유통업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백화점이 1.4%, 편의점이 4.3%,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4.6% 각각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가전, 의류·잡화, 생활용품 등을 포함한 비식품 매출은 7.9%나 감소했으나 식품 매출은 2.3% 늘어나며 실적을 떠받치는 역할을 했다.

대형마트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65.7%, 2022년 66.3%, 2023년 67.0%, 지난해 68.4%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