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하청업체, 임금 등 노동조건 후퇴 논란

2025-01-22     김지평 기자
김태선·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업체의 부당행위 등을 방관하는 SK브로드밴드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김지평 기자

SK브로드밴드의 하청업체가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등 노동조건을 후퇴시키고 있는 데도 정작 SK브로드밴드는 방관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태선·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공운수노조 방송통신협의회 등과 기자회견을 열고 “SK브로드밴드의 케이블·통신망을 관리하고 유지보수하는 2차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SK브로드밴드가 ‘진짜 사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지난해 5월부터 하청업체 컴피아, 유지텔레콤 등과 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본사와의 계약을 핑계로 노동자들의 시간외 수당을 삭감하는 등 노동자들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장시간 근무를 강요하거나 고용수당 삭감, 시간외 수당 미지급 등으로 근로감독 시정조치를 받기도 했다.

하청업체들의 이러한 부당노동행위는 SK브로드밴드가 2022년부터 업체선정 방식을 변경하면서 1년마다 하청업체와 새 계약을 진행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이들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초 권역을 쪼개면서 업체별로 지역을 변경하고 있다. 순천에서 SK브로드밴드와 계약해 운영 중인 전기통신업체를 광주지역을 담당하게 하고, 광주지역을 담당하던 업체는 순천을 담당하는 식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에 순천을 담당하던 업체는 자연스럽게 기존에 고용한 노동자들과의 근로계약을 해지하고, 광주에 있는 노동자들과 새롭게 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은 수십년을 같은 업체에서 동일한 업무 경력을 쌓아온 숙련자임에도 근로계약부터 근속까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숙련노동자 앞에 ‘하청’이라는 이름을 달기만 하면 ‘영원한 신입사원’이 되어야 하는 편법이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공공운수 노조는 “SK브로드밴드가 진짜 사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며 “노동조건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노조와 대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