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SG연구소, 고려아연 임시주총 현 경영진 제안 찬성 권고
한국ESG연구소가 23일 예정된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 등 고려아연 현 경영진이 제안한 모든 안건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찬성을 권고했다.
특히, 신규 이사 선임 안건에서 찬성을 권고한 후보는 현 경영진 추천 4명, MBK·영풍 측은 3명으로 현 경영진의 성과와 실적이 지속될 수 있도록 이사회 구도를 현 상태로 유지하는 데 힘을 실어줬다.
한국ESG연구소는 15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의안분석보고서를 발표하고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보고서를 발송했다.
한국ESG연구소는 임시주총 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 ▲이사 수 상한 ▲집행임원제도 도입 ▲주식액면분할 등 이사회가 상정한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MBK·영풍이 반대하고 있는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 안건에 대해 모두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해 현 고려아연 경영진 판단에 힘을 실어줬다.
먼저 ‘이사 수 상한’ 관련 정관 변경 안건을 찬성하며 현 경영진과 이사회의 구도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한국ESG연구소는 “이사회 수가 적정 수로 구성돼 효율적이고 책임 있는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것이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한다”며 권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관변경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도 발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사회 몸집이 비대해지는 게 주주가치 제고에 반한다고 판단한 셈이다.
핵심 안건 중 하나인 집중투표제에 대해서도 찬성을 권고하며,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가령 집중투표의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일반주주들의 대표가 이사회에 진출할 수 있어 이사회가 일반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을 견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은 일반 주주에게 캐스팅 보트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일반주주 권익 보호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ESG연구소는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4명(최재식 카이스트 교수, 제임스 앤드류 머피 올리버와이먼 선임 고문, 정다미 명지대 경영대학장,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을 찬성하고, 영풍·MBK 측 3명(강성두 영풍 사장, 변현철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이 이사회에 진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권고했다.
이사회 구도를 현 상태로 유지함으로써 그동안 현 경영진이 추진하던 각종 사업과 정책을 지속할 필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한국ESG연구소는 “고려아연 경영진의 그동안의 경영실적을 고려하고 기존에 수립된 주주친화 정책을 경영안정성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되, 이를 예리하게 감독하고 견제할 수 있는 영풍·MBK측 이사 후보들을 일부 선임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한국ESG연구소는 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경영실적과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23년 2월 2일 공시된 고려아연 중장기 배당정책의 경우 향후 3년간(2023년~2025년)말 별도 실적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 유지 목표, 연 1회 중간배당 추진 목표를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는 “중장기 주주가치 측면에서 긍정적 요소”라고 한국ESG연구소는 강조했다. 또한 주주환원 강화(3년 평균 총주주환원율 최소 40% 이상, 유보율 8000% 이하 유지 목표)와 수익가치 제고(3년 평균 ROE 9% 지향, Net Debt/EBITDA(부채상환비율) 2배 이하 유지 목표), 내재화 구축 등의 내용이 담긴 밸류업 로드맵도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ESG연구소는 국내 3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한 곳으로 이번 분석 결과는 MBK·영풍의 적대적 M&A에 맞서 현 경영진 체제의 유지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이보다 앞서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한 곳인 글래스루이스는 MBK·영풍 추천 이사진 전원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기도 했다. ISS 역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실적을 높게 평가하며 특히 새로운 이사 진입을 4명으로 최소화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