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뱅 기상도] MDM플러스, 경영승계 자금 마련차 ‘유뱅크’ 투자 나섰나

2025-01-07     신수정 기자
사진=MDM그룹 홈페이지 캡처

최근 금융당국이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신규인가 예비심사 기준을 공개해 각 컨소시엄 간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파이낸셜투데이는 제4인뱅 설립을 추진하는 컨소시엄(5곳)별 지배구조와 인가 배경 등 처한 상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제4인뱅 관련 컨소시엄은▲더존뱅크(더존비즈온‧신한은행‧NH농협은행‧DB손해보험) ▲한국소호은행(한국신용데이터‧우리은행‧우리카드)▲유뱅크(현대해상‧IBK기업은행‧랜딧‧루닛‧현대백화점‧트레블월렛‧삼쩜삼)▲소소뱅크(35개 소상공인‧소기업, 위크스톤파트너스) ▲AMZ뱅크(한국생명농업경영체연합회, 한국금융투자협동조합) 등이다. (편집자주)

MDM플러스가 오너일가 2세 경영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제4인뱅 설립에 도전하는 ‘유뱅크(U-Bank) 컨소시엄’에 지분 투자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1세대 인터넷뱅크 시장의 투자 성과가 확실했던 만큼 재원 마련책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유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MDM플러스를 비롯해 ▲렌딧 ▲자비즈앤빌런즈(삼쩜삼) ▲트레블월렛 ▲루닛 ▲대교 ▲현대해상 ▲현대백화점 등 8곳의 기업들이 재무적투자자(FI)이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고 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 중이다. 제4인뱅 설립 추진 컨소시엄 중에선 최다 기업이 참여해 주목받고 있지만, 컨소시엄 주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까진 렌딧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이 운영되고 있다. 

◆ MDM플러스 축으로 그룹 내 계열사 직‧간접 지배력 늘려

MDM플러스는 국내 최대 종합부동산 개발(디벨로퍼)⸱금융그룹인 MDM그룹(MDM) 자회사로, 문주현 MDM그룹 회장 슬하의 두 딸이 가장 많은 지배력을 가졌다. 이들은 MDM플러스를 비롯한 연결기준 종속회사를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MDM그룹과 계열사. 사진=MDM그룹 홈페이지 캡처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MDM플러스의 최대주주는 장녀 문현정씨와 차녀 문초연씨로 각각 47.62%(3만주)의 지분을 보유했다. 동시에 문현정 씨는 MDM에프엔씨(6만주)와 쏘울컬렉션(10만주)을, 문초연씨는 MDM글로벌(1만1000주) 주식을 100% 확보했다. 

MDM자산운용은 MDM플러스와 문현정 씨가 각각 70%(70만주), 30%(30만주)씩 지분을 나눠 가졌다. MDM플러스가 100% 출자한 미국 부동산개발 자회사 MDM인터내셔널(LCC)과 싱가포르 지분투자사 MDM플러스아시아PTE(LTD)도 문현정씨의 간접 지배 아래 놓였다.

두 딸의 지휘권을 쥔 MDM플러스는 MDM인터내셔널‧MDM플러스아시아PTE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또한 ▲MDM자산운용 70%(70만주) ▲한국자산신탁 10%(1239만7775주) ▲엠프라퍼티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PEV) 37.59%(106만주) ▲더엠리테일 50%(3000만주) ▲에스비씨PFV 50%(100만4600주) ▲엠스페이스한남PFV 94.25%(47만1627주) ▲원트웬티파이브PEV 94.25%(47만2381주)의 지분을 보유하며 각각 지배하고 있다.

특히, 장녀 문현정 씨는 MDM과 MDM플러스, MDM에프엔씨, 쏘울컬렉션에 모두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업계에선 차녀보다 높은 지배력을 보유한 그가 이사회 구성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2세 경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것으로 본다.

MDM은 문 회장이 지분 95%(19만주)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있으며, 부인 민혜정씨가 나머지 5%(1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MDM은 한국자산캐피탈 100%(5000만주) 지배력을 가진 한국자산신탁의 지분 28.39%(3520만618주)를 쥐고 있다. 문 회장은 한국자산신탁의 2대 주주로 15.11%(1873만4233주)를 확보했다. 

◆ ‘현금배당’ 캐시플로우 형성…인뱅 컨소시엄 투자로 재원 창구 확대

문 회장 일가의 MDM그룹 지배구조상 ▲MDM플러스 ▲MDM에프엔씨 등 계열사는 2세 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한 승계 자금고로 보인다. 두 딸이 확실한 지배력을 가진 회사(MDM글로벌, 쏘울컬렉션)일뿐 아니라,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가진 계열사로부터 현금배당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MDM글로벌과 쏘울컬렉션 모두 2023년 말 당기순손실 100만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최근 수년간 급격한 부동산 경기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가 수익 급감으로 이어졌다. 같은 시기, 1년 만에 403억원에서 4011억700만원으로 순이익을 약 10배나 키운 MDM에 비하면 수익성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다만, 두 딸이 간접 지배하는 MDM플러스와 MDM에프엔씨의 2023년 결산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현금배당 여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MDM플러스는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 호조에도 288억9300만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2023년 545억5700만원의 순이익을 일으켜 흑자로 전환시켰다. MDM에프엔씨는 2022년 24억3400만원에서 1년 지난 2023년 60억3800만원으로 당기순이익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올해 2017년 이후 약 8년 만에 인터넷 전문은행이 추가로 출범한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금융업권에 이른바 ‘되는(수익이 보장되는) 투자’로 입소문 난 인터넷은행 설립 투자에 나서, 현금배당 외 재원 마련 창구를 늘리고 있다는 시각이 더해진다. 

초창기 인터넷은행 설립에 참여한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각자 투자한 인뱅 실적 호조로 투자 수익을 거뒀다. 수익은 투자자산 평가손익 등 부문으로 시중은행 실적에 반영됐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에 8.02%를, 하나은행은 토스뱅크에 8.96%를,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에 11.96%를 지분 투자했었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관련 투자를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하고 있어 순이익엔 변화가 없다. 다만, 컨소시엄 투자 초기에 확보한 지분을 2022년 8월에 일부(3.14%) 매각해 4251억원의 수익을 만들었다. 

하나은행은 토스뱅크의 첫 연간 흑자가 예상됨에 따라 지분법손익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은행 지분법손익은 2023년 3분기 43억원 손실에서 지난해 30억원 이익으로 흑자 전환됐다. 이로써 인뱅 시장에 전략적 투자해 거둔 수익성이 입증됐다. 우리은행도 2021년부터 매년 지분투자 평가손익에서 흑자를 내고 있다.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가 성공할 경우 투자수익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의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력을 가진 그룹사를 통해 현금배당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 회복이 어려운 시기엔 다른 승계자금 통로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1세대 인뱅 시장의 투자 성과가 확실한 만큼 재원 마련책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유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엿보인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