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예대금리차 최대 ‘6%p’ …금리 인하기에 무슨 일?
시중은행·인터넷은행 등 1금융권 1~2%p 격차 나타나 …전북은행, 5.93%p로 전체 은행 중 예대금리차 1위
국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대출-예금 금리)가 최대 6%p(포인트)에 육박, 약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을 명분 삼아 대출금리를 올리고, 예금금리(수신금리)를 낮추면서 이러한 현상으로 이어졌다.
3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11월 전체 19개 은행이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하고 취급한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0.72~5.93%p로 집계됐다.
예대금리차가 가장 높은 은행은 전북은행으로, 예대금리차는 5.93%p다. 이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대금리차는 1~1.27%p,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예대금리차는 1.4~2.48%p로 나타났다. iM뱅크는 0.72%로 유일하게 예대금리차가 1%를 넘기지 않았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국책은행이 정한 기준금리에 각 은행의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책정한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가계에 빌려준 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값을 의미하며, 은행 수익의 기반이 되는 지표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이자 장사를 통한 수익이 많다는 것을 의미해 대출을 알아보는 금융소비자에게 불리하다.
시장에선 지금과 같은 금리 인하기에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 확대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꼽힌다.
통상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시기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가 은행 예대금리차가 줄어들게 되지만, 지난 7월 이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이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상해 최종 대출금리가 상승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주요 은행들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하락을 명분으로 수차례 수신금리를 하향 조정하면서 예대금리차를 인위적으로 벌린 영향도 겹쳐 격차는 벌어졌다. 이달에도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췄기에 예대금리차는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정기예금(5건), 적금(8건)의 금리를 0.05∼0.2%p 인하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2일 수신 상품 금리를 최대 0.4%p 내리고,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20일과 23일에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5%p씩 낮췄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7일 0.05~0.25%p 내렸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