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리더탐구] 임승태 KDB생명 대표, 경영 정상화 총력

2024-12-20     박혜진 기자
사진=KDB생명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고령화·저출산 등으로 보험산업이 성장성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회사의 성장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는 ‘보험리더탐구’ 시리즈를 통해 보험사별 대표의 경영 능력을 톺아봤다. (편집자주)

매각을 추진 중인 KDB생명이 낮아진 인수합병(M&A) 매물로서의 매력도를 올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매각 완주’ 특명을 받고 지난해 3월 선임된 임승태 KDB생명 대표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자금 조달 등 다방면으로 힘쓰는 양상이다.

임 대표는 1955년생으로 경기고, 한국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 대학원 석사, 중앙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3회 행정고시에 합격 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거쳐 지난해 3월 KDB생명 지휘봉을 잡았다.

◆ ‘매각 비롯, 여러 현안 해결자’로 선임

임 대표는 재정경제부, 한은 금통위원회 등 다양한 경험을 한 정책금융 전문가로,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KDB생명 대표에 선임된 인물이다.

KDB생명은 임 대표를 선임할 당시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KDB생명의 매각을 비롯한 여러 현안과 복합 위기 상황에서 회사의 발전과 지속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취임 직후 단기 핵심 과제로 ▲새 회계제도(IFRS17) 및 새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 비율) 도입에 따른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관리 ▲자본 확충 ▲매각을 위한 경영 정상화 등을 강조했다.

KDB생명은 2014년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지만, 재무건전성이 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올 10월 국회 정무위 종합감사에서 매각 불발의 원인에 관한 질문에 산업은행은 “킥스 비율이 낮아서 추가적인 자본 투입에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실제로 올해 3월 말 KDB생명의 킥스 비율은 129.15%(44.54%)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돌았다. 이어 6월 말 가까스로 155.4%(58.75%)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여러 차례 자본조달과 보장성보험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이룬 결과다.

임 대표는 올들어 종신보험, 건강보험 등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보험의 판매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3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미래 이익 재원인 누적보험서비스마진(CSM)은 지난해말 5830억원에서 9137억원으로 약 3300억원 늘었다.

아울러 앞서 6월엔 유상증자를 통해 산업은행으로부터 2990억원, 8월엔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사채를 발행하는 등 자본을 늘려 재무구조 개선에 힘썼다. 또한, 지난해 말에 이어 반년 만에 희망퇴직을 재차 단행해 몸집도 줄였다.

◆ 매각 완주 불투명...산업은행 자회사 편입설도

이같은 경영 정상화 노력에도 매각 완주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난해 하나금융지주가 우섭협상자에 선정돼 실사까지 진행했으나 포기한 이후 매각을 잠정 중단했다.

문제는 산업은행이 2010년 설립한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CV PEF)가 KDB생명의 최대주주로, 사모펀드의 존속기간은 최대 15년이라는 점이다. 내년 2월에는 청산해야 하는 상황으로 매각까지 시간이 없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는 KDB생명의 자회사 편입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다. 앞서 6월 산업은행은 자회사 편입을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삼일PWC에게 자문을 받기도 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