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올해의 CEO-제약·건강] 유한양행 조욱제 대표
다사다난했던 갑진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투데이는 FN가이드와 손을 잡고 지난 1년간 각 업종에서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한 기업의 최고 경영자를 ‘2024 올해의 CEO’로 뽑았습니다. 업종별로 코스피, 코스닥 상장 기업 가운데 3분기 말 누적기준 2023년 대비 2024년의 매출액 증가율, 당기순이익 증가율, 시가총액 증가율 등 3가지 평가항목에 대해 각각 순위를 매기고 이를 합산한 순위 총합이 가장 낮은 기업의 CEO를 올해의 CEO로 선정했습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투데이가 주관하고 에프앤가이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한 ‘2024 올해의 CEO’ 제약·건강 부문에 유한양행 조욱제 대표(사장)가 선정됐다.
이번 평가는 업종별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1조원 이상의 기업 가운데 ▲당기순이익 증가율 ▲매출 증가율 ▲시가총액 증가율 등 3가지 항목에 대해 각각 순위를 매기고 이를 합산한 순위 총합이 가장 낮은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2024 올해의 CEO'로 선정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창립 98주년을 맞은 국내 제약사다.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라는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정신으로 설립됐다. 의약품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 동물약품 등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다.
조욱제 대표는 1987년부터 유한양행에서 일해오며 영업부만 30년 근무한 ‘영업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병원지점장과 전문의약품(ETC)영업1부장 등을 거치며 약품사업부에서만 근무했다.
그는 2021년 3월 유한양행 대표에 취임했고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7년까지 직을 맡게 됐다.
유한양행은 조욱제 대표 체제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연간 매출 기준으로 2조원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782억원, 영업이익 1014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11.79%, 영업이익은 무려 78.57% 늘어난 것이다.
이미 유한양행은 2024년 3분기 누적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5329억원, 영업이익 763억원을 냈다고 밝혔다. 4분기 실적이 포함되면 무난하게 연간 매출 2조원을 넘기게 된다.
올해 유한양행 고실적 비결은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렉라자는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의약품이다. 유한양행이 지난 10여년간 실행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첫 번째 성공 사례다.
2015년 유한양행은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렉라자 후보물질을 도입한 뒤 자체 임상을 거치며 물질 최적화와 공정개발, 임상 등을 진행했다. 유한양행은 2018년 존슨앤존스의 자회사인 ‘얀센’에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국내 제외)를 12억5500만달러(약 1조6000억원)에 다시 수출했다.
미국 FDA는 올해 8월 렉라자와 표적 항암제 ‘리브리반트’의 병용 요법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렉라자에 대한 상업화 기술료 6000만 달러(약 804억원)을 수령한다. 이번 단계별 기술료 수령 금액인 6000만 달러는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의 2.5% 수준에 해당된다.
조욱제 대표는 이번 렉라자의 성과를 기반으로 차세대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속도를 더욱 내고 있다. 렉라자 성공으로 확보한 자본을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해 제2의 렉라자를 발굴한다는 의미다.
유한양행의 주력 분야는 ▲항암 ▲심혈관·신장·대사질환(CVRM) ▲면역염증질환 등 3가지다. 다음해에 유한양행은 12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차세대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도 더욱 강화된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공동개발을 통한 이익창출 ▲유망기술 내제화 ▲전략적 투자 ▲미래 혁신신약 R&D 플랫폼 등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유한양행은 한국 제약 산업의 동반 성장을 선도하고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
조욱제 대표는 R&D(연구개발) 외에도 IPO(기업공개) 작업도 적극 나서고 있다.
유한양행이 지난해 10월 인수한 미국 면역항암제 전문 신약 개발사 ‘이뮨온시아’는 지난 10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뮨온시아는 항체기반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기업으로 2016년 9월 유한양행과 미국 소렌토 테라퓨틱스가 합작해 설립됐다. 이뮨온시아는 T세포 및 대식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면역항암제 개발이 핵심 사업으로 주요 파이프라인에는 Anti-PD-L1, Anti-CD47, Anti-LAG-3 등이 있다.
기본 사업모델은 이 항체들을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초기 임상단계에서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지난 8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렉라자를 승인을 받기까지 코로나 팬데믹·국제 전쟁 등 여러 위기가 있어 임상 진행이 원활하지 않은 등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임직원들과 여러 관계자들의 노고로 가능했던 일이며 이번 승인을 시작으로 연구개발 성과를 지속 창출하겠다”라고 밝혔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프로필
▲1955년생
▲1982년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졸업
▲1987년 유한양행 입사
▲2006년 유한양행 약품사업본부 병원지점장 이사
▲2009년 유한양행 ETC(전문의약품)영업1부장 상무가 됐다.
▲2014년 유한양행 약품사업본부 마케팅담당임원 전무
▲2015년 유한양행 약품사업본부장 전무이사
▲2017년 유한양행 약품사업본부장 부사장
▲2020년 유한양행 업무총괄
▲2021년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