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5수 만에’ 메리츠화재 품으로...우선협상자 선정
MG손해보험이 매각 시도 다섯 번 만에 메리츠화재 품에 안길 가능성이 커졌다.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는 예금보험공사 주관으로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예보는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9일 예금보험공사는 인수제안서를 접수한 메리츠화재와 사모펀드(PEF) 데일리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자금지원요청액, 계약 이행능력 등을 심사한 결과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예금보험공사는 네 차례에 걸친 경쟁입찰로 MG손보의 새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이후 수의계약으로 전환한 매각 절차엔 사모펀드(PEF) 데일리파트너스와 메리츠화재가 관심을 보였다.
IBK기업은행이 데일리파트너스의 재무적투자자(SI)로 참여할 것이란 전망이었으나, 기업은행은 검토 끝에 포기했다. 그 결과 데일리파트너스는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하지 못해 입찰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앞으로 MG손보에 관한 실사 작업을 진행한 뒤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실사는 MG손보 경영 정상화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점쳐진다.
문제는 MG손보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새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 비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란 점이다. 올 6월 말 기준 킥스 비율은 경과조치 후 44.42%(경과조치 전 36.53%)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보험업법상 100%를 한참 밑돈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맞추기 위해선 단순계산으로 85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며, 경과조치 전 금액으로는 1조11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더해 기준금리 인하와 금융당국의 ‘할인율 현실화 방안’ 등으로 부채가 늘어나고 자본은 줄어 추가 자본 투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번 매각에 최대 5000억원 규모의 지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MG손보 노조와의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번 인수는 인수합병(M&A)이 아닌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P&A 방식은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
에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자금지원요청액, 계약 이행능력 등을 심사한 결과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며 “데일리파트너스는 자금조달계획 미비 등의 사유로 차순위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협상대상자에게 배타적 협상기간이 부여되나 협상이 결렬되면 보험 계약자 보호, 예금보험기금 손실 최소화 원칙 아래에 새 회사의 참여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