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긴급 점검 돌입

비상계엄 사태 초반 잠재운 변동성, 尹 탄핵소추안 부결로 재점화

2024-12-09     신수정 기자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 딜러들이 모니터에서 시장의 흐름에 집중하며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부결로 환율‧증시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9일, 경제·금융수장과 금융기관들이 긴급히 시장 점검에 돌입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김병환 금융위원장을 주재로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과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거래소,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등 기관장이 모두 참석하는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지난 5일부터 각 금융업권별 릴레이 간담회를 이어가며 현장 소통을 강화했다. 금감원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5일), 보험사 최고리스크담당자(CRO) 간담회에 이어 은행 여신‧자금담당 부행장 간담회(9일), 저축은행 CEO 간담회(10일)를 연달아 열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늦은 밤부터 변동성이 커진 한국 금융시장과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금융당국 수장 회의체인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회의)를 거의 매일 개최 중이다. 회의에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참여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30분경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국회가 4일 오전 1시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시켰고,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6시간 만인 오전 4시 25분경 대국민담화를 통해 계엄 철회를 선언했다. 이후 범야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제출됐다. 지난 7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부결에 이어 당일 오후 9시 26분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부결됐다. 

그 사이 경제‧금융수장들은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 등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구체적인 투입 시기 등은 이번주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대통령의 탄핵 부결이 오히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탄핵안 부결 후 이날 처음 열리는 한국 증시를 두고 급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게다가 야권은 탄핵안이 가결될 때까지 밀어부친다는 입장이라 당분간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도 지속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