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스코홀딩스, 재정 고갈에 CB ‘팔자’...총주식수 20~30% 오버행

3분기말 보유현금 12억...3회차 CB 290억 상환도 ‘차입금’ 조달 190억 재매각 CB 전환물량 총주식수의 20.49% 달해 시가보다 37% 싼 전환가...오버행 현실화 “주가동향, CB 매도 앞둔 주가급등 패턴 반복"

2024-11-15     김건우 기자

제이스코홀딩스가 영업난에 따른 재정악화로 자기 전환사채(CB)를 모조리 팔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매도 CB의 전환가능 규모가 총주식수의 20%를 넘어서면서, 막대한 수준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대기물량 발생)이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업계에서는 제이스코홀딩스의 자기전환사채 매각 규모가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수준이라며, 회사 주가가 전환가를 크게 웃도는 상황속 주가 측면의 부담 역시 적지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제이스코홀딩스는 전일 권면 190억원 규모의 자기전환사채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지난해 4월 권면 380억원 규모의 3회차 CB를 발행했는데, 이달 13일에 사채권자와의 협의로 290억원의 물량을 상환·취득했다. 취득 후 하루만에 일부 물량인 190억원을 제3의 투자자에게 재매각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회사가 CB 재매각을 결정하게 된 주된 이유는 회사의 열악한 재무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올해 3분기말 보유현금성 자산 규모가 12억원 수준으로 바닥난 상태다. 1~3분기 누적 영업손실 109억원, 당기순손실 81억원을 기록하는 등 영업난이 지속되며 재정 역시 고갈됐다.

금번 290억원 규모의 CB 취득 자금 역시 차입금을 통해 조달한 것이며, 차입금 상환 여력마저 바닥난 가운데 취득 CB를 모두 팔아야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문제는 매각 CB의 전환 규모다. 당장 매각된 권면 190억원 CB만 하더라도 주식전환시 1202만5314주가 발생한다. 이는 총주식수의 20.49%에 달하는 규모다. 기취득 CB 중 매각이 결정되지 않은 잔여 100억원 규모의 물량까지 모두 전환될 경우, 합계 1835만4430주(총주식수의 31.27%)가 발생한다.

막대한 규모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대기물량 발생) 우려가 기정사실화되면서, 향후 주가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번 매각 CB의 전환가액은 1580원인데, 이날 회사의 종가 2170원를 고려하면 인수측의 평가수익률은 37.34%로 산정된다. 매각가능 물량 규모를 고려할때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전환가액 수준까지 주가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총주식수의 20~30% 수준의 전환물량이 재매각 되는 경우는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찾기 힘들 정도로 전례없는 수준"이라며 “재정악화가 주가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제이스코홀딩스의 주가 동향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도 관측된다. CB 재매각 또는 CB투자자들의 엑시트 시기와 맞물려 회사의 주가가 이상급등하는 흐름을 보이면서다.

앞서 제이스코홀딩스는 2회차 CB 권면 40억원을 5월 7일에 취득한 이후 같은달 28일에 재매각한 바 있다. 취득 당시 주가는 1264원에 불과했으나 재매각 결정일(28일) 종가 기준 회사 주가는 1879원까지 올랐다. 이후 29일과 30일 재매각 CB 전환청구가 이뤄졌을 당시 회사 주가는 210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회사 주가는 재매각 CB의 차익실현으로 줄곧 하락해 3분기경 1200원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회사의 주가 동향 역시 CB 재매각을 앞두고 급등한 양상이다. 제이스코홀딩스의 이날 종가(2170원)는 한달전 대비 26.16% 오른 가격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CB 투자자들의 엑시트를 앞두고 종목의 주가가 치솟는 현상이 다수 발견된다"며 “급등 과정에서 올라탄 개인투자자들은 CB 엑시트로 인해 큰 피해를 보는 양상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