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2.5조 유상증자 전격 철회…“주주 우려 겸허히 수용”

2024-11-13     한경석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 이사회가 13일 임시 이사회에서 지난달 추진하려고 했던 2조5000억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주주와 시장 관계자의 우려를 감안해 13일 임시 이사회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주주와 시장 관계자의 우려 등을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해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독립적인 숙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유상증자 철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사회는 유상증자를 결의하기 1주 전인 지난달 23일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가 끝난 뒤 거래량이 급감하며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는 상황이 발생해 불안정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하지만 일반공모 유상증자 공시 이후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 등 고려아연의 주주들과 시장의 우려가 있었다.

또한,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등 제반 환경 변화와 여러 사정 변경 등도 발생했다. 이러한 시장 반응과 사정 변경은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당시 충분히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주주의 우려와 시장 혼란에 대해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주주 보호와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관련 법규와 정관 등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철회하기로 결의했다.

고려아연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적자 제련 기업 영풍이 강행하고 있는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9월 13일 이후 상대의 기습 공개매수 기간과는 다르게, 주주 구성이 확정된 뒤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단기적 투자 수익 회수보다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과 비전, 향후 사업 협력의 필요성 등을 고려한 주주의 현명한 판단과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고려아연 측 입장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 협력사, 시장의 이해관계자, 국민과 적극 소통하고, 또한 겸허한 자세로 의견을 경청해 지지를 이끌어 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주주총회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소액주주 보호와 참여방안 등도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