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케이솔루션, 업황 우려 속 상장 ‘철회’

국내 이차전지·반도체주 타격 받아

2024-11-13     조송원 기자
7일 안근표 씨케이(CK)솔루션 사업총괄(사장)이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IPO)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송원 기자

미국 대선 결과와 기업공개(IPO) 시장의 한파 영향으로 이차전지 드라이룸 전문기업 씨케이솔루션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상장 우려 속에 상장을 철회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일 씨케이솔루션은 “당사는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 대표주관회사의 동의를 받아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제출합니다”라고 공시했다.

회사는 4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대부분이 공모가 희망 범위인 1만5700~1만8000원 하단에 주문을 넣어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2월에 설립된 씨케이솔루션은 냉동공조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비결을 바탕으로 고도화된 드라이룸(건조실) 시스템을 구현하며 국내 이차전지 주요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에코프로 등의 국내 이차전지 회사의 걱정이 깊어졌다.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대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전기차 세액 공제를 축소할 시 수익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세액 공제 혜택이 사라지면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완성차주를 포함해 배터리 생산 원료를 공급하는 이차전지주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실적이 줄어든 이차전지 업계는 상황이 더 악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한파가 불고 있다. 이달 중 IPO를 추진하던 기업이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 것은 ▲금융업 ‘케이뱅크’ ▲의료용기기 제조업 ‘동방메디컬’ ▲온라인정보 제공업 ‘미트박스글로벌’에 이어 씨케이솔루션이 네 번째다.

씨케이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대선과 IPO 시장 등의 상황 속에서 회사의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엔 어려워 보인다”며 “회사에선 두 가지 안을 내놓고 있는데 첫째는 내년 1월 말 이전, 둘째는 2월 말에 코스피 상장에 재도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조송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