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3분기 구리 매출 37% 급증…수요 예측·선제 대응 전략 '적중'

2024-11-12     한경석 기자
고려아연 CI.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은 올해 3분기 동(구리, Copper)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37% 증가했다고 12일 전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올해 3분기 총 8332톤의 동을 판매해 약 100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판매량은 21%(1452톤), 매출액은 37%(280억원)증가했다. 분기 판매량과 매출액 기준으로 모두 역대 2위에 해당한다. 고려아연이 생산한 동에 대한 높은 수요가 입증된 것이다.

사측에 따르면 3분기 누적 기준 동 매출은 지난해 연간 동 매출의 90% 수준에 육박하면서 올해 전체 동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동 수요 확대를 예상하고 지속적으로 생산 능력을 키워온 전략이 동 가격 상승과 맞물려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은 타기업과 달리 동 정광 구매 원료가 아닌 아연과 연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과 폐전자제품의 인쇄회로기판(PCB) 등으로 동을 생산한다.

이에 고려아연의 동은 ESG 경영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동은 금속 가운데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동은 전선과 가전제품, 전기차, 풍력 터빈 등 산업 전반에 다양하게 쓰인다. 예를 들어 전선 제조 원가의 약 90%를 동이 차지할 정도이며,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약 4배 많은 약 83kg의 구리를 필요로 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망 개선 사업이 늘고 있고, 전기차 보급과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등으로 동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 증가를 예상한 고려아연은 선제적으로 동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다. 연간 3만 톤 수준인 생산 능력을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늘려 약 5배인 연간 15만 톤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 전략이 최근 동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과 맞물려 매출액 증가로 이어졌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 전환으로 동 수요는 구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고순도 동 생산이 가능한 우리에게는 '성장의 기회'”라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고려아연의 동은 제련 부산물과 재활용 원료로 만들기 때문에 수익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인류의 지속 가능성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려아연은 친환경 동 생산 확대를 위해 필요한 재활용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올해 4월 글로벌 폐기물 스크랩 업체인 '캐터맨(Kataman)'도 인수했다.

앞서 언급한 동 제련 설비 확충에 맞는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했고, 리사이클링 시장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캐터맨을 인수해 리사이클링 밸류체인을 강화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더불어 지난 8월 고려아연은 글로벌 인증기관인 SGS(Societe Generale de Surveillance)로부터 온산제련소에서 생산한 동이 100% 재활용 원료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인증받았다. 100% 재활용 원료로 동을 생산하는 것은 추가적인 광산 개발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그 자체로 친환경적인 선택이다.

동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톤당 약 9303달러(약 1305만원)로 3분기보다 소폭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면 고려아연은 4분기에도 동 부문에서 증가한 매출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앞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신사업 발굴과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속 성장하는 고려아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 동 생산을 포함한 자원 순환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소재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