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큐브, 뜻밖의 외형 급성장...‘바이오’ 자금조달도 순풍
3Q 누적 매출액 87억...전년 동기(46억) 대비 88.95%↑ “스킨케어 사업 실적 가시화”...사업다각화 긍정적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마무리 수순...현금유출 등 자금난 해소 “주주우선 공모 분위기 긍정적”...할인찬스 여론 조성
에스티큐브가 사업 다각화를 본격 추진하면서 외형 측면의 성장이 뚜렷하게 부각되고 있다. 기존에 영위하던 산업용 렌즈모듈 사업에서 스킨케어 부문으로 수익모델을 확장함에 따라 3분기 매출실적이 두배가량 증가세를 보였으며, 주력 신사업인 면역 항암제 사업도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그간 에스티큐브의 문제로 손꼽히던 자금 부족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 여전히 실적 적자가 지속되며 현금유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최근 최대주주 에스티큐브앤컴퍼니의 출자에 이어 이달 예정된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우호적으로 형성되며 약 1000억원의 신사업 자금 수혈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에스티큐브는 올해 3분기 연결 누적 기준 87억363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46억2345만원 대비 88.9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70억원, 1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영업손실 184억원과 당기순손실 171억원에서 적자 규모가 소폭 감소했다.
실적 측면에서 가장 주요한 성과는 급격한 외형 성장으로 해석된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 스킨케어 사업으로 인해 매출실적이 껑충 뛰었다.
3분기 전체 매출액 중 기존 산업용 렌즈 모듈 사업 관련 매출규모는 56억700만원으로 전년 동기(55억300만원)와 평이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스킨케어 사업 부문의 매출 규모가 31억2900만원에 달하며 전년 동기(3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에스티큐브 관계자는 “스킨케어 부문은 이전부터 영위하던 사업으로 올해부터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했다”며 “핵심사업인 바이오 부문에 비하면 시장의 관심이 크지는 않지만, 수익구조 다각화 측면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가시화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에스티큐브 측은 핵심사업인 면역 항암제 개발사업에서도 업계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본격적인 투자 집행에 따라 기술이전 등을 통한 실적 반영을 예상했다.
에스티큐브는 난치성 암 치료를 위해 면역관문 BTN1A1을 타겟으로 하는 면역관문억제제 넬마스토바트를 개발하고 있다. 임상 1상에서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 과학적 타당성 등을 검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임상 1B/2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달 6~10일 SITC(미국면역항암학회 학술대회)에서 넬마스토바트의 임상 1상 세부결과 및 성과를 발표할 수 있게 됐다.
에스티큐브는 그간 막대한 연구비용은 물론이고 상장유지를 위한 기존 사업부문의 적자 누적으로 인해 재무적 어려움을 겪어 왔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상 183억원 규모의 유출이 발생했으며, 이를 상쇄하기 위해 단기금융상품 150억원 규모를 처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임상 2상 연구 지속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고질적인 자금난 역시 해소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에스티큐브앤컴퍼니는 130억원의 자금을 출자해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약 873억원 규모의 후속 주주우선공모도 이달 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에 대한 기존 주주 및 시장의 반응이 긍적적이어서, 주가 측면에서 큰 타격 없이 막대한 투자금을 모집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에스티큐브가 지난 8월경 처음 주주우선공모 계획을 발표할 당시 조달예정금액은 약 756억원에 예정발행가가 4090원으로 책정됐으나, 이후 시장에서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면서 조달예정금액은 873억원, 예정발행가는 4720원으로 상향조정됐다. 이는 주주우선공모 유증에 대한 시장의 해석이 '할인찬스' 등 긍정적으로 연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자본시장에서 주주우선공모 증자는 악재로 여겨지며 주가에 막대한 타격을 주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이는 증자의 배경이 회사의 자금난에서 비롯되기 때문인데, 예외적인 경우로 공모자금이 기업의 밸류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공감을 얻어 주가가 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