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FOMC를 앞둔 시점, 연준의 생각은
얼마남지 않은 미 대선에 온통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11월 FOMC도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채권시장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연준이 ‘빅컷(기준 금리 0.5%p 인하)’으로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전환)’을 시작했음에도 10월 미국 채권시장은 지난 4월만큼 가파르게 금리가 되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10월 중 발표된 미 고용지표와 물가지표가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으로 나온 탓도 있지만, 9월 연준 FOMC 회의록이 공개에 따라 혼란은 더 가중되는 양상이다.
회의록이 공개된 후 채권시장에 반영된 11월 금리 인하 확률은 100% 아래로 내려와 금리 동결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고 ‘빅컷’ 가능성은 0%로 급락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9월 연준 결정에 대한 생각을 되짚어 보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빅컷’ 으로 ‘피벗’을 시작했지만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의 시선은 시장의 기대와는 차이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연준의 시각은 회의록과 이후 연준 인사들의 코멘트 등을 통해 주로 확인하고 있지만 연준이 제시하는 수치들을 통해서도 이 차이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연준이 제시하는 중립금리의 변화를 보는 것이다.
뉴욕 연준이 제공하는 자연이자율을 눈여겨 보고 있다. 연준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중립금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6월과 비교해 볼 때 9월 이 수치의 변화는 상당히 흥미롭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단행됐고, 시장에서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시기였으나 명목중립금리는 올해 말까지만 하향 조정되었을 뿐 전반적으로는 상향 조정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와 내년 금리는 하향 조정되었지만 2026년 이후 장기 금리에 대한 기대치는 상향 조정된 지난 9월 점도표가 단순한 의견 수렴의 결과가 아님을 보여준다.
조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어떤 요인들로 인해 상향 조정되었는가?’여부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이다. 장기로 갈수록 이 부분이 상향 조정 대부분을 차지한다.
단기적으로 연준은 2% 물가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확신을 얘기하지만 팬데믹 이후 이전보다 높아진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고, 향후 연준의 고민 역시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2025년과 2026년 상반기에 걸쳐 실질금리도 상향 조정된다. 이 부분은 경기와 관련있다. 중립적인 실질금리가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금리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의 감내력도 올라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6월 대비 9월 미국 경제에 대한 연준의 판단이 더 상향 조정됐음을 시사한다. 여전히 침체 우려를 연준 금리 기대치에 반영하고 있는 시장 시선과는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이런 중립금리의 흐름이 이야기하는 것은 향후 연준 금리 인하의 경로가 상당히(또는 시장 기대보다) 완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기대보다 높은 수준에서 금리 인하가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명목중립금리 수렴점은 3.5%대에 형성돼 있다. 또한, 금리 인하가 시작됐지만 올해 말까지 중립 금리가 상승하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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