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긴급 이사회 통해 자사주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영풍·MBK 연합 측과 지분율 격차 1.5%포인트↓

2024-10-30     조송원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긴급 이사회를 열어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책을 논의한다. 긴급 이사회에서 고려아연은 자사주 약 1.4%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의결권을 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9시에 긴급 이사회를 연다. 안건은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안건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최 회장 측이 이날 이사회에서 신탁 계약을 통해 보유 중인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5월 고려아연은 자기주식 취득 신탁 계약을 맺고 자사주 28만9703주(약 1.4%)를 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으며 신탁 기간은 내달 8일 종료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이 주식을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영풍 그룹과 MBK파트너스 연합과 지분율 확보 경쟁을 놓고 최 회장은 우리사주조합에 의결권을 넘김으로써 지분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내용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최윤범 회장의 의결권 지분은 우호 세력으로 알려진 지분을 포함해 기존 34.05%에서 베인캐피탈이 공개매수를 통해 인수한 1.41%, 이번 우리 사주에 넘길 자사주 1.4%를 포함해 36.86%까지 불어난다. 영풍과 MBK 연합이 확보한 38.4% 대비 약 1.5%포인트 틈이 좁혀진다.

다만, 이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면서 회사가 자금을 지원하거나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넘길 때 배임 우려가 있다는 시각이다. 고려아연 자사주 1.4%는 시가 기준 약 3700억원에 달한다.

또 이날 이사회에서 최윤범 회장 측은 영풍·MBK 연합이 요구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전일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 이사회를 상대로 신규 이사 선임의 건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바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조송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