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잘되면 뭐하나”…금호건설, 치솟은 원가율에 수익성 ‘밑 빠진 독’

올해 8곳 단지 분양…신규 브랜드 ‘아테라’ 시장서 잇단 흥행 “지을수록 손해” 원가율로 수익성 고전…2분기 100% 넘어

2024-10-28     박소윤 기자
금호건설 사옥. 사진=금호건설

금호건설이 새 아파트 브랜드 ‘아테라’를 앞세워 분양시장에서 흥행을 거두고 있다. 올해 공급에 나선 단지들이 잇달아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100%를 웃도는 매출원가율로 인해 수익성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금호건설은 총 8곳 단지의 분양에 나섰다. 힐스테이트 어울림 청주사직을 비롯해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 ▲e편한세상 시티 원당 ▲청주테크노폴리스 아테라 ▲춘천 아테라 에듀파크 등이다.

금호건설이 올해 분양한 단지들은 대부분 1순위 청약마감을 마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아테라’를 앞세워 시장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금호건설은 지난 5월 기존 ‘어울림’과 리첸시아‘를 대신할 신규 주거 브랜드 ‘아테라’를 론칭했다.

일례로 지난 7~10일 청약을 실시한 ‘부천아테라자이’의 경우 80세대 모집에 708건의 신청을 받아 평균 2.85대 1, 최대 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59㎡ 기준 분양가는 6억7200만원으로 인근 단지보다 비싼 가격에도 전세대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문제는 우수한 분양성적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금호건설은 전년 대비 7.4% 감소한 1조5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299억원으로 전년 109억원의 이익에서 적자전환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400억원의 손실을 냈다. 2015년 이후 9년 만의 상반기 영업적자다. 올해 1분기까지는 가까스로 흑자를 유지했지만 이마저도 영업이익률이 1%에 그쳤다.

수익성의 급격한 하락은 높은 원가율의 영향이 컸다. 금호건설의 상반기, 2분기 매출원가율은 각각 99.5%, 102.6%로 집계됐다. 매출보다 매출원가가 더 높다는 것은 공사를 할수록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재무 지표도 악화했다. 금호건설의 지난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302.7%로 지난해 말 대비 42.5% 증가했다. 금융원가는 지난해 상반기 7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97억원으로 34.62% 늘어났다.

반면 금융수익은 49억원에서 36억원으로 26.33% 줄었다. 차입금이 급증하면서 이자 부담이 높아진 결과다. 올 상반기 순차입금은 1795억원으로 전년 말과 비교해 39.8% 상승했다. 순차입금비율 또한 42.9%로 지난해 말 27.3% 대비 15.6% 올랐다.

기존 사업이 부진하다면 다른 사업 부문이 방어하는 형태도 가능하다. 다만 금호건설의 주택사업 높은 비중이 발목을 잡는다. 금호건설의 매출구조를 보면 주택 45.8%, 토목‧플랜트‧환경 30.2%, 건축 18.4%, 해외 4.3% 등으로 주택사업이 절반 가까이의 비중을 차지한다.

게다가 건설 시장 전망도 좋지 못하다. 이때문에 업계에서는 금호건설의 실적 반등이 단기간 내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PF리스크와 높은 공공공사 비율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대규모 손실이 계속해서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의미있는 주택부문 실적 개선은 원가 믹스가 개선되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