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분기 실적 ‘선방’…“선제적 대응으로 성장 모멘텀 마련”

영업이익 3.6조원…매출,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2024-10-24     한종해 기자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가 올해 3분기 북미 지역 보증 연장 조치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다만, 매출액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각종 지정학적 위험요인에도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실적에 따른 ‘선방’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조 5,809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6.5%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42조928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현대차 역대 3분기 기준으로는 최대 실적이다. 순이익은 3조2059억원으로 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8.3%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것에 대해 “북미 그랜드 싼타페에 대한 선제적 보증 연장 조치로 약 3200억원의 충당부채 전입액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국내외 판매량은 101만1807대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성장률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지난해 대비 3.2% 감소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6만9901대를 팔았다.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과 유럽 지역 내 수요 감소로 4.2% 하락한 84만1907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9.5% 증가한 20만1849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향후 내부 혁신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CFO)은 이날 오후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선진 시장에서의 수요 둔화 우려 등 자동차 시장 경영 환경이 점차 악화되고 있고,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 등 단기적인 수익성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믹스 개선과 지속적 원가 절감 등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를 강화하고 유연한 시장 대응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리스크 관리 역량 제고 △품질 확보 △원가 개선 △판매 효율화 △글로벌 역량 확대 △내부 혁신 △대내외 소통 강화 등 부문별 대응책을 체계적으로 실행해 경쟁 우위 확보에 나선다.

먼저 리스크 관리 역량 제고를 위해 주요 시장의 자동차산업 관련 정책 및 규제의 급격한 변동에 대해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역량과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를 강화한다. 또 품질 확보를 위해 선행기술 분야는 도전을 장려하고, 양산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무결점 개발’을 추진한다.

전사 차원의 원가 절감에도 나선다. HEV와 배터리 전기차(BEV)에 들어가는 부품에 대해 중장기 원가 절감 계획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면서 원자재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등 가격 상승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주요 시장 침체와 경쟁 격화로 업체별 인센티브 제공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수요가 급증하는 HEV로 판매 볼륨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또 차세대 모델을 잇달아 투입해 새로운 판매 성장 모멘텀을 창출한다.

현대차는 최근 제너럴모터스(GM), 웨이모와 협업하는 등 완성차·정보기술(IT)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소나 자율주행 등 미래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자동차산업 경쟁 구도에서 영향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오는 27일 토요타 아키오 회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내부 혁신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전기차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신사업 등 분야에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를 바꿔 나가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대담한 사고가 가능한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어 미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