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웹툰, FI 매도물량 풀린다...M&A 후폭풍
21회차 CB 전환청구 시작...다음달 8일 상장예정 9.5% 초고금리 ‘털자’...M&A로 가능해진 FI 엑시트 전환청구 소식에 주가 14%하락...상승분 일부 반납
수성웹툰의 전환사채(CB)를 보유한 FI(재무적투자자)들이 본격적인 매도차익실현에 나설 전망이다. 수성웹툰이 최대주주 투믹스홀딩스로부터 계열회사 투믹스 지분인수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탓이다.
투믹스홀딩스는 수성웹툰에 투믹스 지분을 양도하는 대가로 수성웹툰의 신주 및 재매각CB를 인수할 방침이다. 지배구조 차원에서 단순히 투믹스홀딩스-수성웹툰-투믹스로 내려가는 수직구조로의 재편에 불과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수성웹툰 주가는 이상 급등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지배구조 재편 이슈만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CB투자자들의 엑시트를 위한 설계가 포함됐을 가능성을 고려하는 분위기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수성웹툰은 전일 20억원 규모의 전환청구권 행사 사실을 밝혔다. 권면총액 250억원 규모로 발행된 21회차 CB 중 일부가 주식으로 전환되기 시작한 것이다. 전환물량의 신주상장일은 다음달 8일로 예정됐다.
수성웹툰은 21회차 CB 250억원 중 150억을 상환·취득한 이후 전량 투믹스홀딩스에 재매각한 바 있다. 앞서 투믹스 지분 인수에 대한 대금으로 자사 CB를 지급한 것이다. 나머지 100억원 규모의 사채권은 여전히 FI측이 보유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장내에서 매도차익실현이 가능한 물량에 해당한다.
최근 수성웹툰 주가가 계열사 지배구조 재편 이슈로 크게 뛰면서, 차익실현이 가능해진 미상환 CB 물량이 대거 주식전환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수성웹툰은 투믹스홀딩스가 보유한 투믹스 주식 1만3366주(59%) 중 6575주(29.02%)를 480억원에 인수함으로써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투믹스 주식 9288주에 더해 총 1만5863주(70.02%)를 보유하게 됐다. 수성웹툰은 상반기말 보유현금이 118억원에 불과해 모자란 양수대금을 유상증자 신주 및 CB재매각을 통해 투믹스홀딩스에 상계 납입하는 구조다.
M&A 이슈가 시장에 퍼지는 시점과 맞물려 수성웹툰 주가는 지난 21일 736원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전일 종가(600원) 대비 22.66% 오른 가격이다.
다만 단순 지배구조 재편 목적의 M&A로 인해 회사 주가가 치솟자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CB투자자들의 엑시트를 염두에 둔 설계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높아졌다.
실제로 M&A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신주가 발행됨에 따라 22·23회차 CB의 최저조정가액이 654원에서 신주발행가(536원)까지 하향조정될 수 있게 됐다. 주가이상급등과 맞물려 사채권자들의 엑시트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수성웹툰의 유보자금(상반기말 118억원)이 부족해 21~23회차 CB의 상환액(292억원)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아울러 각 사채권의 만기금리가 ▲21회차 9.5% ▲22회차 5% ▲23회차 9.5%로 초고금리에 해당돼, 회사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사채권자의 투자금 회수를 유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가 단기적으로 오른 직접적인 원인을 알기는 어렵다”면서도 “회사 입장에서 CB 투자자들의 엑시트를 바라는 상황임은 분명해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수성웹툰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 대비 14.13% 하락한 632원에 장을 마감했다. 21회차 CB의 전환청구권 행사 소식에 기존 투자자들이 일부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