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국감] 이강일 민주당 의원 “케이뱅크, 업비트 사금고 의구심”

2024-10-17     신수정 기자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케이뱅크가 업비트 사금고로 활용되는 게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앞으로 진행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공시, 은행 건전성 두 부분을 잘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의 금융감독원(금감원) 국정감사(국감)에서 이 의원은 업비트의 케이뱅크 예수금 비중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통과시킨 금감원에 대해 언급했다.

올해 상반기(1~6월) 경영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전체 예수금(수신)은 총 21조8530억원으로 약 22조원에 달한다. 동 기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예수금 평균잔액은 전체의 22.4%를 차지하는 4조9033억원이었으며, 8월 예수금 평균잔액은 3조7915억원으로 규모를 줄여 전체 수신 잔액 비중을 17.4%까지 감소시켰다. 

앞서 7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되면서 양사(케이뱅크‧업비트) 간 예수금 관리 관련 재계약이 체결됐다. 당시 예수금 이자율이 기존 0.1%에서 2.1%로 상승하는 내용을 포함시켜 8월 이후 케이뱅크는 업비트에 연간 약 867억원의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이는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 854억원을 상회한다. 갱신된 이자비용은 8월의 업비트 예치금 평균잔액 3조7915억원이 앞으로 1년간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해 추산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업비트 수신 高비중 불구 IPO 증권신고서 통과” 

이 의원은 “업비트의 (케이뱅크) 자금 비중이 20% 수준에 육박해 너무 크다. 이렇게 일반 은행에서 이 정도로 특정 기업의 자금이 편중돼 차지한 경우를 별로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자로만 올해 벌어들인 반기 순이익을 전부 줘야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업비트 없이 케이뱅크가 독자생존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라며 “이 정도면 일반 은행이라기보다 특정 기업이나 특정인을 위한 사금고로 활용될 것이란 의구심도 강하게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업비트에 대한 예수금 편중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는데, IPO 증권신고서를 인가해 준 금감원을 질책했다. 은행법 감독업무 시행세칙에 의하면 은행의 자금조달 편중도 등은 금감원이 감독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2022년 케이뱅크의 업비트 예수금 비중이 48%였는데, 작년에 18.1%로 완화돼 ‘문제없다’며 상장에 나섰다. 18.1%는 상당한 편중도인데, 해결된 것인가?”라고 묻자 이 원장은 “은행 건전성이나 운용 리스크 측면에서(케이뱅크의 업비트 예수금 비중은) 여전히 중요한 리스크 요소인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 의원은 “이런 형태로 케이뱅크가 IPO에 성공한다면 잠재적 위험은행이 된다.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라며 “은행(자금 구조가) 정상화되고 IPO를 진행해도 늦지 않은데 현재 너무 무리하게 진행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금융과 산업이 결합한 구조의 우회 상장이 될 수도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이 원장은 “시장에서의 IPO 과정의 투자자 보호 이슈나 적절한 공시 이슈, 은행의 건전성 등 운영 이슈 모두 중요하다”며 “이 사항을 모두 잘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래 성장 전략과 사업 계획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서 뱅크런 우려 ‘일축’

케이뱅크는 앞서 15일 IPO 기자간담회에서 뱅크런 우려를 일축했다. 당시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업비트 예수금은 별도 펀드로 은행 내부에서 국공채 및 단기금융집합투자(MMF) 등 고유동성 안정형 자산으로 관리한다”며 “자금이 빠져나가도 즉시 유동화 가능한 자금으로 매칭돼 있어 뱅크런 가능성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경영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업비트 예수금을 국공채, 환매조건부채권(RP),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MMF) 등 고유동성 자산으로 운용한다. 이를 통해 수익률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이자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운용수익은 94억원, 이자비용은 73억원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