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비중 큰 증권사, 향후 추가 손실 가능성
상반기 순이익 종투사 52.5%↑·대형사 29.8%↓
내달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는 증권사들이 수익 양극화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나이스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증권업계 순이익은 4조원을 기록했지만, 증권사 규모별로 개선 폭에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KB·NH투자·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한투자·키움·하나·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순이익 규모가 52.5% 증가했다.
반면, 자기자본 1~4조원 대형사(BNK투자·IBK투자·교보·대신·신영·아이엠·유안타·한화투자·현대차증권)는 29.8% 줄었으며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중·소형사(DB·LS·SK·다올투자·리딩투자·부국·유진투자·케이프투자·한양)는 3.9% 늘었다.
이같이 증권사 규모별로 실적 차별화가 나타난 부분에 대해 나신평은 수수료 수익 회복 속도와 대손비용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먼저 종투사의 경우 수탁 수수료 수익과 기업금융(IB) 수수료 수익이 고르게 증가하면서 총수수료 수익이 9.9% 늘어났다. 이 중에서도 해외 주식 수수료 수익이 크게 불어나 수탁 수수료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비(非) 종투사는 부동산 금융 수수료 수익이 감소해 총수수료 수익이 줄어들었다.
대형사의 경우 수탁 수수료가 1.9% 증가했지만, IB 수수료 수익은 15.3% 감소하면서 총수수료 수익은 4% 줄어들었다. 중·소형사는 수탁·IB 수수료 수익이 각각 2.4%, 29.2% 감소하면서 총수수료 수익도 9.2%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엔 국내 거래 대금과 신용 잔고 감소의 영향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관련 이익은 감소하겠지만, 해외 주식 수수료는 증가할 것”이라며 “해외 주식 일평균 거래 대금은 1405억달러(191조 4453억원)로 직전 분기 대비 362% 증가해 국내 거래 대금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증권사 부동산 PF 대손비용 부담 지속…“비 종투사 중심 하반기 추가 손실 살펴야”
아울러 증권사의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상반기 누적 기준 국내 증권업계의 대손비용은 약 1조 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종투사의 경우 지난해 말 채무보증 건을 중심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고, 올해 상반기엔 일부 환입되기도 하면서 대손비용 부담이 감소되고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윤재성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비 종투사가 종투사 대비 고위험 부동산 PF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비 종투사의 자기자본 대비 추가 적립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비 종투사를 중심으로 하반기 이후 추가 손실 가능성과 관련해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 연구원은 “먼저 금융당국이 실시한 부동산 PF 1차 사업성 평가 결과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의 정리 계획 추진 과정에서 추가 손실 발생 여부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1차 평가 대상 외 나머지 사업장에 대한 2차 평가 과정에서 추가 발생할 수 있는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의 규모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나신평에서 중·소형사 중 실적·자본 적정성 저하를 반영해 상반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 가운데 하나인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의 3분기 실적 전망은 부동산 PF 관련 수익이 줄고 있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며 “중·소형사는 종투사·대형사 대비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못해 현재와 같이 어려운 시장 환경에선 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조송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