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몸집 줄이기 속도…희망퇴직·사옥 이전 잇따라

올해 세븐일레븐·롯데면세점·롯데온 희망퇴직 실시 SSG닷컴·G마켓 수장 교체…경영 개선 작업 돌입

2024-10-17     허서우 기자
세븐일레븐 전경.사진=세븐일레븐.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유통업계가 경영 개선을 위해 희망퇴직뿐만 아니라 사옥을 이전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36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년간 영업손실이 누적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인력구조 효율화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유통업계에서는 희망퇴직을 비롯한 경영 효율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앞서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은 지난 6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데 이어 임차료 절감을 위해 본사를 이전했다.

기존 롯데온 본사는 롯데월드타워 25~26층 오피스동을 사용했으나 올해 임차 면적을 일부 축소하고 임차 기간도 기존 계약 대비 절반으로 단축했다. 롯데온은 2031년 6월까지 롯데월드타워 내 공간을 보증금 56억3600만원, 연간 임차료 46억4400만원에 롯데물산으로부터 임차해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계약 변경으로 임차 기간은 2026년 6월까지로 줄었고 임차 면적도 축소됐다. 이로써 보증금과 연간 임차료는 각각 35억2300만원, 30억8000만원으로 줄었다. 롯데온은 임대차 계약 변경과 함께 현재는 사옥을 이전해 강남구 테헤란로 삼성동 WeWork(공유 오피스) 빌딩 7층을 사용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8월 임원 급여 20% 삭감과 전사적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고강도 사업부 구조개선에 나섰다. 면세점업계 큰손으로 불리는 중국인 보따리상이 줄고 외국인 관광객이 좀처럼 면세점에서 지갑을 열지 않자, 롯데면세점은 희망퇴직과 함께 잠실 월드타워점 타워점 매장 면적 축소를 결정하며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왼쪽부터)정형권 G마켓 대표와 최훈학 SSG닷컴 대표. 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도 경영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은 지난 7월, G마켓은 9월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앞서 SSG닷컴과 G마켓은 지난 6월 임원 인사를 실시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거쳤다. 이인영 SSG닷컴 대표가 단독 대표를 맡은 지 9개월 만에 경질되면서 새 수장으로는 최훈학 전무가, G마켓은 정형권 대표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양사의 대표들은 취임 후 첫 번째 카드로 인력 효율화 작업에 들어갔으며 본사 이전도 추진 중이다. SSG닷컴은 내년 2월 말 서울 KB영등포타워로 이전한다. 기존 SSG닷컴 본사는 강남 역삼동 센터필드에 위치했다.

이마트도 지난 3월 전사적 희망퇴직에 나섰다. 지난 4월 이마트 천안 펜타포트점, 5월 상봉점이 차례로 폐점하면서 해당 매장 근무자 대상에 이어 전사적으로 희망퇴직을 확대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유통업계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이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업계 내 전반적으로 희망퇴직과 같은 고강도 경영 효율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