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가상자산 뱅크런 우려 ‘일축’

2024-10-15     신수정 기자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이후 성장 전략과 사업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국감)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시장 독과점 의혹과 가상자산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케이뱅크의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사태’에  대한 우려가 앞서 10일 제기됐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 나서 이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앞선 국감에선 “업비트에 대한 예치금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지닌 케이뱅크에 향후 뱅크런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최 행장은 “예치금은 대출 재원으로 한 푼도 쓰고 있지 않으며, 예치금 자체도 안전하고 매우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며 뱅크런 우려를 일축했다. 

케이뱅크는 2020년 6월부터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제휴를 맺고 업비트 고객의 예치금을 당행 내 가상자산사업자(VASP) 수신으로 예치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원화환전을 하기 위해선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발급이 필요한데, 케이뱅크가 이와 관련한 실명확인서비스 및 펌뱅킹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계약 종료는 2025년 10월로 예정됐다. 

◆ 업비트 예치금 비중 4년여간 53%→17%…“별도 자금 관리로 유동화 대비”

10일 정무위 국감 당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업비트의 독점 체제가 케이뱅크와 업무를 제휴한 이후부터 시작됐다”며 “예치금 의존도가 높은 업비트가(일방적으로) 거래를 단절하면 즉시 케이뱅크의 뱅크런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행장은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는 지속해서 줄여가고 있다”며 “뱅크런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행장은 미래 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당행의) 업비트 예치금 비중은 2021년 53%에 달했으나, 올해 6월 17%까지 낮아졌고, 전체 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줄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1~6월) 경영공시에 따르면 전체 예수금(수신)은 총 21조8530억원으로 약 22조원에 달한다. 동 기간 업비트 예치금 평균잔액은 전체의 22.4%를 차지하는 4조9033억원이었으며, 8월 예치금 평균잔액은 3조7915억원으로 규모를 줄여 전체 수신 잔액 비중을 17.4%까지 감소시켰다. 

또한, 최 행장은 “업비트 예치금은 별도 펀드로 은행 내부에서 국공채 및 단기금융집합투자(MMF) 등 고유동성 안정형 자산으로 관리한다”며 “자금이 빠져나간다고 해도 즉시 유동화 가능한 자금으로 매칭돼 있어 뱅크런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케이뱅크 경영공시에 따르면 업비트 예치금을 국공채, 환매조건부채권(RP),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MMF) 등 고유동성 자산으로 운용해 얻은 수익률로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에 이자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운용수익은 94억원, 이자비용은 73억원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왼쪽 두번째)과 임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Q&A)에 답변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 예치금 줄어도 이자 상승 지적에…“SME‧SOHO 성장으로 상쇄 가능” 자신감

업비트에 대한 예치금 규모를 축소해 의존도를 줄인다 해도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7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되면서 양사 간 예치금 관리 관련 재계약이 이뤄졌다. 재계약에서 기존 0.1%였던 이자율이 2.1%로 상승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늘어난 이자비용에 따른 영업손실 및 수익성 부담 등 문제가 제기됐다. 

이 의원은 업비트 독과점에 따른 시장 왜곡 현상의 대표적인 사례로, 업비트의 예치금 이자 상승을 꼽았다. 이 의원은 “케이뱅크가 업비트 고객 예치금에 대해 지난 7월 19일 밤 10시에 이용료를 1.3%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가 2시간 만인 자정(12시)에 이용료를 2.1%로 상향했다”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515억원인 케이뱅크가 이용료로 193억원을 내겠다는 것이 상식적이냐. 이건 시장 왜곡으로 봐야 한다”고 일갈했다. 

앞서 8월의 업비트 예치금 평균잔액 3조7915억원이 앞으로 1년간 동일하게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해, 업비트에 지급할 이자율이 기존 0.1%에서 2.1%로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업비트 예치금에 대한 이자비용은 연간 약 867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자비용이 95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이자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게 주된 시각이다. 

최 행장은 “이자율이 조금 상승된 부분에 대해선 충분히 다른 사업으로 관리될 수 있을뿐더러, 업비트 외에도 다양한 협력 관계를 강화시키고 있어 (수익이) 충분히 커버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케이뱅크는 상장을 기점으로 기존 개인금융(리테일)에서 한 발 나아가 SME(중소기업대출)‧SOHO(개인사업자)와 플랫폼 등을 추가해 3대 축을 중점으로 성장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준형 케이뱅크 전략실장(CFO)은 “가상자산 예치금 3조2000억원의 연간 이자는 600억원 수준이지만, 8월 말부터 이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연간 이자비용은 200~300억원 수준”이라며 “SME, SOHO 담보대출을 출시한 상태기 때문에 내년 기대하는 여신 성장 규모는 최소 4~5조원 수준이며, 예치금 이자 효과를 상쇄하고 추가 성장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