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에 생보사 건전성 ‘빨간불’...금융당국 규제도 발목

금리 하락→ 할인율 하락→ 보험부채 증가 내년 최종관찰만기 20년서 30년으로 늘어

2024-10-14     박혜진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생명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리 인하로 할인율이 하락하면서 보험부채가 늘어나서다. 여기에 내년 예정된 최종관찰만기 확대 등 할인율 제도 변경까지 더하면 건전성이 더욱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앞서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인하를 결정하면서 보험사들의 새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 비율) 하락이 전망된다.

지난해 도입된 킥스 비율은 자산과 부채(미래 지급할 보험금)를 시가로 평가한다.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는 장기로 운영하는데, 보험 상품 특성상 부채 듀레이션(가중 평균 만기, 민감도)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다.

따라서 금리가 하락하면 부채의 현재 가치(할인율) 커지면서 보험부채가 자산보다 더 늘어난다. 이는 자본 감소로 이어져 킥스 비율 하락을 의미한다.

이에 보험업계에선 종신보험과 같은 만기가 긴 상품의 판매 비율이 높은 생명보험사가 금리 인하 영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직후 11일 금융 상황 점검 회의를 열어 “금리 인하가 보험산업의 재무건전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 강화와 함께 금리 시나리오별 종합영향 평가를 실시해 섬세하게 제도를 운영해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할인율 현실화 방안’의 시행으로 내년엔 최종관찰만기가 20년에서 30년으로 늘어남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채 수준을 평가하는 할인율을 국고채 20년물에서 30년물로 적용하면 부채 규모가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로 금융당국은 최종관찰만기를 30년으로 바로 확대하는 방안 대신 3~5년에 걸쳐 확대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변동과 보험부채는 비선형적 관계로 금리가 하락하면 부채변동이 더 크게 발생한다”며 “보험회사는 금리하락에 따른 자본관리를 위해 장기채권 매수와 만기 30년 국채선물, 공동재보험 등 자본 관리 방안을 적는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