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글로벌 전시회’ 바이오재팬·CPHI서 이름 알렸다

일본 요코야마서 ‘바이오 재팬’ 개막 이탈리아 밀라노 ‘CPHI 2024’ 개최 부스 통해 신규 파트너사 확보 등 성과

2024-10-11     신용수 기자
바이오 재팬 2024

한국의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글로벌 전시회에 적극 참여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바이오 업계의 특성상 전시와 세미나를 통해 협력이 이뤄지는 만큼 글로벌 전시회를 통한 유의미한 성과도 도출되고 있다.

1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최대의 제약·바이오 전시회 ‘바이오재팬 2024’가 지난 9일부터 일본 퍼시피코 요코하마 내셔널 컨벤션홀에서 개최돼 이날 마무리됐다. 또 대형 규모의 제약·바이오 부문 전시회인 ‘CPHI 2024’도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됐다.

비슷한 시기에 아시아와 유럽에서 대형 제약·바이오 전시회가 개최됐다는 의미다. 지난달 미국 하원에서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서 새로운 고객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열기가 뜨겁기 때문이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이 중국 바이오 기업의 미국 내 사업 제한을 골자로 한 내용이다.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양국이 바이오 업계의 쌍두마차인 만큼 바이오 업계는 대응을 고민하는 상황이다.

먼저 바이오재팬에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 1480여곳이 참여했다. 일본 기업은 940여곳 참여했으며 한국 기업은 130여곳이 참석했다.

바이오재팬에 참석한 주요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에이프릴바이오 등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재팬과 CPHI에 모두 참가했다. 바이오재팬에서는 미팅룸을 마련했으며 존 림 대표가 직접 행사장을 방문했다.

이는 생물보안법으로 인한 중국으로부터의 이탈하는 아시아 수요를 잡기 위해 바이오 시장 규모 세계 3위권인 일본 내 영향력 확대를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본에서 위탁생산(CMO), 위탁개발(CDO), 항체약품접합체(ADC)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어 고객사와의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바이오재팬과 CPHI, 두 행사에 참가했다. 바이오재팬에는 홍보 부스를 마련해 인천 송도에 짓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 미국 뉴욕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의 ADC 서비스 등 주요 사업을 소개했다.

프레스티지 바이오로직스는 일본 식품회사 아즈노 모토와 협력해 이번 바이오재팬 부스를 마련했다.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프레스티지 바이오로직스가 중국 기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고객사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

에이프릴바이오도 이번 바이오재팬을 통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지속형 재조합 단백질(SAFA) 플랫폼에 대한 기술 수출, 공동 개발 기회를 모색했다.

셀트리온 CPHI 단독부스에는 전시회 첫날부터 방문객이 몰리며 3일간 일평균 700명, 총 2000명 이상의 업계 관계자들이 방문했다. 사진=셀트리온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CPHI 2024에는 셀트리온, 한미약품, 대웅제약, 동아ST, 일동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 참가해 여러 성과를 거뒀다.

셀트리온은 2022년부터 CPHI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셀트리온은 짐펜트라를 비롯해 최근 유럽 허가를 획득한 신규 제품과 후속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등을 선보였고 오는 12월 상업 생산 가동 예정인 3공장을 포함한 생산 역량을 홍보하며 브랜딩 강화에 힘썼다.

셀트리온은 단독 부스에 업계 관계자 2000명 이상이 방문했고 이 기간 파트너링 업체 200곳 이상과 미팅을 진행하며 위탁생산, 항체 약물 접합체 등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혔다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행사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약사 타북(Tabuk Pharmaceuticals)과 한미의 대표 품목들을 MENA(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 수출하기 위한 독점 라이선스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미약품과 타북은 CPHI 2024에서 파트너십 체결을 기념하는 공식 사이닝 세레머니도 진행했다. 한미약품그룹 임주현 부회장과 타북 CEO 이스마일 쉐하다, 최고사업책임자(CBO) 위삼 알 카팁 등이 참여했다.

파트너십을 통해 타북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전문의약품 여러 품목을 현지 허가를 받아 판매할 계획이다. 비뇨기 분야 제품, 항암 분야 바이오신약 등이 우선 진출 품목이다. 이를 시작으로 양사는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주요 의료 문제를 해결할 치료법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대웅제약 CPHI 부스.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전시부스를 마련해 신약 ‘펙수클루’와 ‘엔블로’의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제제기술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주목받았다. 대웅제약의 마이크로니들 ‘클로팜’은 가압건조 공정과 완전밀착 포장을 통해 약물의 균일성과 안정성을 극대화한 플랫폼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마이크로니들은 오염이 쉽고 약물이 균일하지 않은 등 단점이 있었는데 이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장기지속형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제’도 최초 공개했다. 한 달에 한 번 맞는 비만치료제로 세마글루타이드를 서서히 방출해 한 달 동안 혈중 약물 농도를 유지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동아ST CPHI 부스. 사진=동아ST

동아에스티는 2011년부터 매년 CPHI에 참가하고 있다. 2013년부터 에스티팜과 공동 부스를 마련해 참가해 오고 있다. 정재훈 사장도 CPHI에 참석해 비즈니스 미팅을 주도하며 동아ST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동아에스티는 R&D 및 생산 역량, 당뇨병치료제 슈가논,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 등 자체 개발 신약과 개량신약 등의 제품을 홍보했다. 75개 국가, 160여개 업체 제약·바이오 관계자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며 원액 수출, 현지 생산, 기술 이전, 도입 상품 해외 수출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GLP-1, Glucagon 이중작용제 'DA-1726', MASH(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241',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DA-4505' 등의 파이프라인과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인 원격 모니터링 플랫폼 '하이카디'가 주목받았다.

일동제약은 전시 부스를 마련해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다수 해외 업체와 사업 개발 및 제휴를 위한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했다.

회사 측은 동남아시아 등지로 수출 중인 심혈관계 질환용 복합제를 비롯해 항암제, 항생제, 상처 관리용 드레싱(메디터치) 등 글로벌 사업 품목을 소개했다.

독립형 항생제·항암제 전용 생산시설 등 제조 인프라를 활용한 위탁생산사업(CMO), 자체 보유한 신약물질의 상업화 추진 등 파트너 확보에도 역점을 뒀다.

특히 ▲당뇨와 비만을 겨냥한 GLP-1 수용체 작용제 기전의 먹는 합성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 ▲P-CAB 계열 소화성궤양치료제 ‘ID120040002’ ▲파킨슨병 치료제 아데노신A1·A2A 수용체 이중 길항제 ‘ID119040338’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ID119031166’ 등이 주목받았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