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도 AI로...“더 많은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오길” [FT브릿지]

작년 설립된 AI 게이밍 솔루션社 ‘앵커노드’ 25년 베테랑 게임 개발자 원재호 대표 주축 AI 기술 활용해 TCG ‘카드 오브 레전드’ 제작

2024-10-11     채승혁 기자
원재호 앵커노드 대표. 사진=채승혁 기자

“게임이 개발되는 논리는 결국 돈이에요. 수익이 중요해지면 모험적인 시도를 하기가 힘듭니다. 저희가 이 게임을 완성하기까지 AI가 큰 역할을 했듯, 그동안 돈을 이유로 출시되지 못했던 여러 게임들이 세상에 나오길 바랍니다.”

인공지능(AI)이 고도화되면서 이를 활용한 게임 개발 솔루션들도 시장에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작년 7월 설립된 앵커노드 역시 이 시장의 가능성을 본 게이밍 솔루션 스타트업 중 하나다.

앵커노드는 11일 서울 양재 사옥에서 자사 기술력으로 제작한 신작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카드 오브 레전드(Card Of Legned)’를 소개했다. 넥슨·네오위즈 등 굴지의 게임사에서 25년간 게임을 개발해온 원재호 앵커노드 대표는 “저희 솔루션을 활용하면 카드 오브 레전드 정도의 게임을 뚝딱뚝딱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카드 오브 레전드’는 영웅과 천사가 힘을 합쳐 사악한 세력을 막는 이야기의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이다. 게임 콘텐츠로는 PvP(이용자 간 대결) 방식의 ‘아레나’ 모드 외에도 로그라이크 방식의 ‘모험’ 모드를 구현해 전통적인 카드 배틀 게임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또 뽑기를 완전히 배제하고 스킨 패키지로만 비즈니스 모델(BM)을 구성했다. 게임 재미를 저하하는 소위 ‘돈찍누(현금을 쓸수록 강해지는 구조)’가 일어나선 안된다는 원 대표 및 개발진들의 고집이 있었다고.

무엇보다 ‘카드 오브 레전드’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발 과정에서 AI 기술이 적극 접목됐다는 점이다. 일부 이용자 인터페이스(UI)를 빼고 게임에 나오는 모든 이미지가 생성형 AI로 제작됐다. 게임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음악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게임에서 대결한 플레이어 AI 역시 상당히 고도화돼 마치 사람과 같은 실력을 자랑했다. 원재호 대표는 “전통적인 AI와 우리가 아는 생성형 AI의 중간단계라 보시면 된다. 현존하는 게임 AI들보단 훨씬 잘 싸운다”라면서 “나중에는 플레이 패턴이나 데이터 등을 학습시켜 보다 진보된 AI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앵커노드는 자사 게임을 제작하며 활용한 기술을 솔루션화해 향후 ▲AI 게임 이미지 솔루션 ▲가상 이동 솔루션 ▲NPC AI 솔루션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부에 AI 솔루션 연구 조직을 따로 두고 있으며 직접 AI 모델 학습도 전개하고 있다. 앵커노드 사옥에는 엔비디아 H100이 마련된 서버실도 존재한다.

원 대표는 “게임 시장 초기 때는 다양한 엔진들이 있었는데 그중 언리얼 엔진이 최고가 됐지 않나. 에픽게임즈가 게임 개발을 잘하는데 엔진 개발까지 잘하는 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저희도 게임 개발과 솔루션 개발 둘 다 잘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앵커노드는 오는 10월 14일부터 시작되는 신작 게임 행사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카드 오브 레전드’를 출품할 계획이며, 내년 1분기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를 거쳐 상반기 내 게임을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