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재무안정화 이끌었다
롯데그룹, 인사 평가 실시…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연임 가능성은? 대표 취임 후 재무안정화 이끌어…올 상반기 부채 전년 말 比 12%↓ 올 2분기 매출 2조1058억원 기록… 분기 기준 첫 2조원 돌파 쾌거
롯데그룹이 올해 인사 평가를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2022년 대표직에 오른 이후 유동성 위기를 겪던 롯데건설의 경영 정상화를 이끈 박 부회장은 탁월한 재무감각을 바탕으로 롯데건설의 ‘소방수’ 역할을 해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내년 정기 인사를 위해 임원들의 자기 평가와 공적조서 제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10~11월 임원 인사 평가를 실시했으나 올해는 지난 7월부터 진행됐다.
박현철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1985년 롯데에 입사해 39년간 롯데그룹에서 몸담은 ‘정통 롯데맨’이다. 경북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한 후 롯데쇼핑 운영 담당, 롯데물산 사업 총괄본부장, 롯데물산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2022년 롯데건설의 대표이사를 맡은 뒤 그해 말 부회장직에 올랐다.
박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될 당시 롯데건설은 급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었다. 이에 박 부회장은 취임 후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등 그룹 계열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집중했다.
취임 한 달 만인 2023년 1월 메리츠금융그룹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 박 부회장은 이 펀드를 활용해 만기가 도래하는 1조2000억원 규모 PF 상환에 성공했다.
올해 2월에는 신한은행, 키움증권 등과 함께 2조3000억원 규모 ‘프로젝트 샬롯’ 펀드를 조성해 만기 도래 PF에 대응했다. 이같은 노력 덕에 롯데건설의 올 상반기 기준 부채총계는 5조4589억원으로, 지난해 말(6조2157억원) 대비 12.2% 감소했다. 금액으로 보면 1조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35%에서 205%로, 차입금 규모는 2조8090억원에서 2조4495억원으로 개선됐다.
재무안정화와 함께 실적 반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은 4조8억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0.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12억원으로 0.5% 상승했다. 침체된 업황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2분기 매출(2조1058억원)의 경우 분기 기준 최초로 2조원을 넘어섰다.
박 부회장은 중장기 성장동력도 구축하고 있다. 앞서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올해는 경영 효율화를 바탕으로 한 내실경영과 함께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을 통한 새로운 미래사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신사업을 향한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스마트기술을 활용해 안전은 물론 경쟁력까지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롯데건설은 올해 초 신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AI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이 조직에서는 연구개발(R&D)과 사업본부 인력이 함께 협업한다. 업무 자동화, 스마트 기술 확보, 신사업 서비스 확대 등 AI 활동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2월에도 롯데건설은 롯데정보통신,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오토데스크코리아, PwC컨설팅과 AGI 기술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GI는 특정 조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AI에서 한 단계 발전해, 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넓게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의미한다. 파트너사들과 건설분야에 특화된 AI 기술 도입 및 적용을 위해 ▲AGI 기술 발굴 ▲AGI 솔루션 도입 자문 ▲AGI 과제 발굴, PoC(Proof of Concept, 개념증명) 진행, 시스템 개발 등을 전개할 방침이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