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TL’, 대한민국 게임대상 ‘태풍의 눈’ 되나

작년 말 국내 출시 후 혹평 쏟아졌던 ‘TL’ 91년생 TF장 중용 등 개선 노력 빛봤다 1일 글로벌 출시 후 최고 동접 33만 기염

2024-10-07     채승혁 기자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쓰론 앤 리버티(TL)’가 글로벌 시장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작년 말 국내 출시 후 이어졌던 혹평을 타개하고자 게임성 개선에 매진한 결과인데, 이에 올 연말로 예정된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새로운 다크호스로도 거론되고 있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관하는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지스타 개막 전날인 11월 13일 부산에서 열린다.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한 해를 결산하는 이번 행사에선 대상·최우수상 등 총 13개 부문을 시상한다.

올해 게임대상은 당초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넷마블 ‘나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3파전 구도가 일찌감치 굳혀졌다. 그러나 지난 1일 글로벌 출시한 엔씨소프트 ‘TL’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보이면서 새로운 기류가 감지된다.

통계 사이트 스팀DB에 따르면, ‘TL’은 글로벌 출시 후 첫 일요일인 지난 6일(현지 시간) 스팀에서 33만6300명의 동시 접속자를 동원했다. 이는 출시 첫날 기록했던 32만명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흥행성을 앞세운 ‘퍼스트 디센던트’의 최고 기록 26만명보다도 높은 수치다.

평단의 평가도 준수하다. 글로벌 비평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TL’은 100점 만점에 75점을 받았다.

사진=스팀DB 캡처

처참했던 국내 성과를 생각해 보면 다소 놀라운 기록이다. ‘TL’은 작년 말 국내 출시 직후 게이머들로부터 막대한 비판을 받아왔다. 게임성 자체에도 미흡한 부분이 적잖았지만, 국내 게이머들이 MMORPG 장르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고 특히 엔씨소프트란 기업을 향한 부정적인 시각도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후 엔씨소프트는 ‘TL’ 국내 서비스 과정에서 받은 피드백을 수렴하면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 과정 속 1991년생인 박건수 개편TF장 등 젊은 인재들이 중용되기도 했다. 이번에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선보인 글로벌 버전 역시 국내 출시 초기와 비교하면 게임성이 상당 부분 보완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넥슨과 함께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게임사다. 1998년(리니지)·2003년(리니지2)·2008년(아이온)·2012년(블레이드 앤 소울) 등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총 4차례 수상했다. 다만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경우에는 막대한 상업적 성공을 거뒀음에도 ‘원작이 이미 게임대상을 받았다’라는 이유로 출품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TL’은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 앤 소울’ 이후 11년 만에 새 IP(지식재산권)로 선보인 MMORPG 신작이다. 여기에 국내 출시 후 맞닥뜨린 비판 속에서도 게임성 개선에 매진한 끝에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서사도 존재한다.

이미지 반전이 절실한 엔씨소프트에게도 게임대상 출품은 제법 매력적인 카드다. 다만 그 전에 글로벌 퍼블리셔인 아마존게임즈와도 관련 논의가 선제적으로 이뤄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민국 게임대상 접수는 오는 10월 11일까지 8일간 온·오프라인상에서 진행된다. 수상작은 심사위원 심사 이외에 일반인 및 전문가 온라인 투표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