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 “디지털 전환 성공 사례 통해 돈 되는 혁신 추구해야”
“국내 보험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국내 타 금융업이나 해외 보험사 대비 뒤쳐졌다. 해외 성공 사례를 통해 ‘돈 되는’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보험개발원은 2일 오후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에서 ‘2024 KIDI 보험미래포럼’을 “넥스트 제너래이션, 데이터와 함께 미래로”라는 주제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위와 같이 국내 보험업계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날 연사로는 1963년 브루스 D. 헨더슨(Bruce D. Henderson)이 설립한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의 고은경 파트너가 나섰다.
고은경 파트너는 “국내 보험업계가 디지털 전환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거시적인 요인에 있고, 3가지 원인을 꼽을 수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거시경제의 변동성이 장기 자금운용 중심의 보험산업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지난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의 적응, 마지막으로 보험업의 성장 정체성이 장기적 투자를 저해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는 5~10년 전과 달리 묻지마식 투자하고 성공하면 대박 나는 시기는 지났다”며 “해외 보험사 사례를 보면 디지털 전환이 실직적으로 재무적인 효과를 창출하고,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 검증된 사례가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 파트너는 이날 세 가지 대표 성공 사례를 공유하며, 고객 만족도 개선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영업에 접목하는 바이오닉 에이전트는 기존에 설계사가 대면으로 푸시마케팅을 하는 영업 방식에서 본사가 고객 DB를 모으고 분석해 설계사에게 고객·상품·영업 등 가이드를 내려주는 방법으로 변화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신계약 창출이 2~4배 증가했고 고객 이탈률도 10~30%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의 핵심 업무인 언더라이팅(계약 전 사전 심사)과 고객 관리 등 영역에 디지털을 접목해 사람이 하던 것을 자동화하는 오퍼레이션 선진화를 통해 고정비를 절감하고 고객 만족도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업자의 경우 상담의 80%를 디지털화된 콜봇으로 대체했고, 이를 통해 고객 대기 시간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보험사가 쓰는 고정비 중 10%가 정보통신(IT) 비용으로 들어가지만, 퀄리티는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라며 “IT 핵심 인력은 보험사로 유입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기에 인력보다 시스템 구축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