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vs 영풍 법적 분쟁 격화...이번엔 배임으로 ‘맞고소’

영풍,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노진수 전 대표 고소 고려아연도 영풍·MBK 진영에 고소·고발 이어가

2024-09-26     채승혁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에 치닫고 있다. 고려아연 계열사 영풍정밀이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자, 영풍도 같은 혐의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노진수 전 대표이사를 고소하며 맞불을 놓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과 노진수 전 대표이사를 배임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영풍은 ▲원아시아파트너스 등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 결정 ▲해외 자회사인 이그니오 홀딩스에 관한 투자 결정 ▲최윤범 회장의 인척이 운영하는 씨에스디자인그룹(현 더바운더리)과의 인테리어 계약 체결 과정에서 고려아연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고소와 관련해 영풍 측은 “동업정신을 파기하고 회사를 사유화한 경영 대리인 최윤범 회장 및 고려아연의 수상한 경영행보가 시작되었을 당시 의사결정의 중심에 있던 노진수 전 대표이사에 대하여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선 19일 고려아연 계열사인 영풍정밀도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영풍 사외이사 3인 등을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혐의는 업무상 배임이었다. 이 밖에도 고려아연은 영풍 이사들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등 추가적인 고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려아연은 1949년 황해도 출신인 고(故) 장병희·최기호 두 창업주가 동업으로 시작해 3대째 75년 동안 동업 관계가 이어져온 회사다. 현재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그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으로 대표되는 두 집안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이어왔다.

특히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을 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된 상태다. 이에 일부 국회의원들은 올해 국정감사에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