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해외 유출 우려”...MBK 인수 시도에 고려아연 고객사 ‘반발’

80개사 ‘고려아연 품질 유지 요청서’ 발송

2024-09-23     채승혁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023년 11월 15일 오후 울산 울주군 고려아연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니켈 제련소 기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 고객사들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국가 기간산업 핵심 소재의 해외 기술 유출 및 품질 저하가 우려될뿐더러, 사모펀드의 경우 투자 수익 확보를 위해 독단적으로 경영할 가능성이 크고 향후 투자를 줄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이날 국내외 80여개의 고객사들은 최고 수준의 제품 품질 연속성이 저해될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고려아연 품질 유지 요청서’를 발표했다.

고려아연 고객사들은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MBK가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국내 이차전지 및 반도체 산업 전반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트로이카 드라이브’가 차질을 빚으면서, 그 파장이 이차전지·반도체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탈중국 밸류체인에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외 일부 고객사는 사모펀드에 의해 향후 고려아연이 매각될 경우, 국내 최고의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늘날 고려아연의 주요 제품들은 국가 기간 산업 여러 분야에 걸쳐 핵심적인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아연제품의 경우 연간 65만톤을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 외 철강재 보호피막용으로 ▲자동차강판 ▲강관 ▲철선·철구조물 등 소재에 도금용으로 활용된다.

또 연은 연간 45만톤을 생산하여 국내 외 자동차 배터리와 전선케이불 산업에 널리 쓰인다. 은의 경우 연간 2000톤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외 태양광 산업을 포함한 전기·전자·귀금속 산업에 사용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필수 소재인 반도체 황산 생산량은 연간 25만톤 규모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