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배그 이을 ‘대세 게임’ 자질 보이네...넥슨 ‘슈퍼바이브’ [체험기]
20일부터 사흘간 국내 첫 테스트 실시 톱다운 건슈팅 기반의 히어로 배틀로얄 빠른 템포에 전략성 풍부...코어 재미 확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오버워치’, 그리고 ‘PUBG: 배틀그라운드’.
이들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현직 ‘국민게임’들이다. 심지어 리그 오브 레전드는 출시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고, 올해로 출시 8년 차인 PUBG: 배틀그라운드 역시 여전히 대세감을 뽐내고 있다. 오늘날의 오버워치는 다소 뒤처졌지만, 출시 직후의 임팩트만큼은 다른 두 게임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강렬했다.
세 게임의 공통점은 게이머의 경쟁심을 자극하는 팀 기반 PVP(이용자 간 대결) 게임이라는 것이다. 함께 하면 그 재미가 배가되고, 게임을 즐긴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부른다.
그럼 점에 있어 넥슨이 서비스할 예정인 신작 게임 ‘슈퍼바이브(SUPERVIVE)’는 국민게임 후보군에 부합한다. 혼자 하는 것보다 둘. 둘이 하는 것보다 넷이 함께하는 것이 더욱 재밌다. 친구들과 하루 온종일 진득하게 게임을 즐기던, 잊고 있었던 그 재미와 열정이 다시금 되살아났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슈퍼바이브의 국내 첫 클로즈 알파 테스트(이하 CAT)가 성황리에 진행됐다. 슈퍼바이브는 ‘1만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모토로 북미 게임 개발사 띠어리크래프트 게임즈(Theorycraft Games)가 제작 중인 신작 게임이다.
띠어리크래프트 게임즈는 조 텅(Joe Tung) 전 라이엇게임즈 수석 부사장을 주축으로 다수의 업계 베테랑들이 뭉쳐 2020년 설립됐다. 개발 초기부터 북미·유럽에서 50회가 넘는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게임 완성도를 높이면서 탄탄한 초기 이용자층을 구축하고 있다.
개발진은 슈퍼바이브의 장르를 액션 샌드박스로 정의하고 있으나, 직접 플레이해본 결과 톱다운 슈팅 배틀로얄에 가깝다. 40명이 한데 모이는 전장에서 듀오(2인 1팀)나 스쿼드(4인 1팀)를 꾸린 후 아이템을 얻고 캐릭터를 육성하며 최후의 팀이 되는 것이 목표다.
님블뉴런에서 개발한 국산 게임 ‘이터널 리턴’과 플레이 스타일이 상당 부분 닮아있지만, 건슈팅 기반이라는 점에 있어 하면 할수록 ‘PUBG: 배틀그라운드’와 유사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터널 리턴이나 PUBG: 배틀그라운드와 비교하자면 슈퍼바이브는 피지컬보다 전략성이 한껏 강조된 게임이다. 서클(안전지역)이 점점 좁아지는 방식은 이젠 보편화된 시스템이지만, 여기에 ‘점프·글라이더 활공 등 Z축을 활용한 공중 전투’라는 변주를 넣었다. 또 전장 속 ▲특수 폭풍 ▲열차 ▲유니크 몬스터 등이 매판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더하여 알파테스트 기준 다양한 역할과 스킬을 지닌 14종의 ‘헌터(캐릭터)’들이 등장하며, 전장에서 얻을 수 있는 가지각색의 아이템들도 전투의 흐름을 한 번에 뒤집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이 밖에도 쓰러진 아군을 소생하거나 팀 전체가 한 번에 부활하는 시스템도 존재한다. 풍부한 전략적 요소들 때문에 매판 전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슈퍼바이브는 이처럼 ‘역동적인 템포’와 ‘변화무쌍한 전략성’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두 가지의 코어한 재미는 매우 탁월했다. ‘1만 시간 즐길만한 게임이 되겠다’라는 자신감이 왜 나왔는지 단박에 납득이 갈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다만 아직 알파 테스트인 만큼 디테일 면에선 부족함이 보였다. 특히 이용자 인터페이스(UI)에서는 손볼 곳이 많다고 느껴졌다. 대표적으로 스킬이나 능력을 레벨업 하는 과정이 다소 불편했으며, 내가 이 아이템을 획득해서 얼마나 강력해졌는지 등을 직관적으로 체감하기가 어려웠다.
이 밖에도 인게임 내 배경음악이나 효과음 등이 상당히 심심한편이었으며, 아군이나 적군이 어떠한 군중제어(CC) 상태에 빠져있는지에 대한 직관성도 떨어졌다. 그러나 알파 테스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부분들은 충분히 수정과 개선이 가능한 문제점들이다.
관건은 향후 필연적으로 오게 될 소위 ‘고인물화’를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이다. 아직은 극초기 단계인 만큼 모든 유저가 걸음마 단계를 밟고 있지만, 장르 특성상 서비스 기간이 길어지면 강력한 캐릭터와 아이템 세팅 등 소위 정석 조합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가 되면 지금은 색다르다고 느껴지는 다양한 전략 요소들 중 상당수가 잉여 시스템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결국 슈퍼바이브가 국민게임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이러한 ‘플레이의 정형화’를 얼마나 잘 깨부수고 균일한 밸런스를 유지하는가가 결정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