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채범 한화손보 대표, ‘여성 특화’ 전략으로 호실적 견인

2024-09-19     박혜진 기자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 사진=한화손배보험 홈페이지

보험업권 최고경영자(CEO)가 곧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CEO는 임기 내 최고의 목표를 도출하기 위해 가장 높은 자리에서 책임지고 결정하는 인물이다. 그간 보험사 수장들이 이룬 성과를 되짚어보고, 앞으로 해결할 숙제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나채범 대표는 2023년 한화손해보험의 수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재임 기간동안 한화손해보험을 ‘여성 웰니스(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도록 한 인물이다.

대표이사 선임 전 그는 한화생명에서 근무하면서 영업, 마케팅, 경영관리, 전략·재무 등 보험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재무통’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영업 채널 강화를 통해 한화손보의 수익성 개선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미래 먹거리 창출...여성 특화 보험사 브랜딩

나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사에서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 수립과 영업 컨트롤 타워 구축을 통한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한화 금융계열사 간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취임 직후 나 대표는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CEO 직속 테크혁신추진실을 신설하는 한편, ‘라이프플러스 팸테크(여성+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여성 생애 주기 전반에 관한 연구와 관련 상품 개발에 나섰다.

그리고 팸테크 연구소 설립 한 달 만에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을 출시해 창의성을 인정받아 배타적 사용권(일정 기간 독점 판매)을 획득했다. 이 보험은 올 1월 개정을 통해 또 다른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으며, 한화손보가 여성 특화 보험사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 수익성 개선...5년 만에 배당·배당성향 17.2%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은 출시 후 한화손보의 매출 상승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여성 건강보험의 신계약 매출은 65억원으로 전체 보장성 보험 매출(341억원)의 20%가량을 거둬들였다.

보장성 보험의 확대에 따라 한화손보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128억원으로 전년 동기(1873억원) 대비 13.6% 증가했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앞서 2월 한화손보는 이사회를 열어, 1주당 보통주 200원, 우선주 350원을 배당하기로 결의했다.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배당금 총액 366억원,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17.2%를 기록했다.

실적 상승세는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의 개정으로 신계약 매출액(91억원)이 더욱 증가함에 따라 수익성 지표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화손보의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245억원으로 전년 동기(1837억원) 대비 22.2% 증가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나 대표는 그간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을 잘 아는 보험사’라는 차별화된 브랜딩에 성공했으며, 관련 상품이 흥행해 수익성 상승으로도 연결됐기 때문이다.

다만, 한화손보의 흥행을 견제한 듯 타 보험사에서 여성 관련 보험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는 점은 향후 실적에 있어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화손보만의 차별화를 통해 경쟁에서 이겨내야 한다는 점이 나 대표의 숙제인 셈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당사는 기존에 없던 여성 특화 담보를 통해 다른 보험사와 차별점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담보를 앞으로도 지속해서 강화할 예정”이라며 “하반기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3.0’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