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뿌린 씨앗, 독일에서 꽃피울까 [게임스컴 미리보기④]

‘비욘드 코리아’ 4년 차...아껴온 보따리 푼다 오션드라이브 개발 글로벌向 신작 3종 출품 연내 출시 앞둔 글로벌 기대작 ‘POE2’도 등판

2024-08-09     채승혁 기자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가 ‘비욘드 코리아(한국을 넘어)’를 처음 외친 건 2021년의 일이다. 당시 남궁훈·조계현 각자대표는 각각 서양권과 아시아권 시장 개척을 나눠 맡기로 했고, 이어진 조계현 단독대표 체제에서도 비욘드 코리아는 회사의 핵심 가치로 유지됐다. 올해 3월 ‘글로벌통’ 한상우 대표가 오자 이러한 방향성은 더욱 확고해졌다.

지난 3년은 단기적인 성과를 좇는 대신 기반을 단단하게 다진 ‘준비의 시기’였다. 유망 게임 개발사들을 발굴해 지분을 투자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어 보이는 게임들의 서비스권을 일찌감치 확보해왔다. 여기에 ‘오딘: 더 발할라 라이징’ 등 기존 게임들의 서비스 권역을 넓히며 글로벌 퍼블리싱 노하우와 역량을 부지런히 축적했다.

그 결과, 현재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톱 퍼블리셔와 견줄 만큼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로 무장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스톰게이트’의 오는 14일 무료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를 시작으로 꽉찬 신작 보따리를 순차적으로 풀 예정이다. 그간 비욘드 코리아를 외치며 글로벌 곳곳에 뿌려온 씨앗들이 하나둘 결실을 맺는 중차대한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이달 말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 행사 ‘게임스컴’은 글로벌 퍼블리셔로 도약하기 위한 중대 관문이다. 비록 ‘대작 라인업’으로 분류되는 크로노스튜디오 ‘크로노 오디세이’와 엑스엘게임즈 ‘아키에이지2’ 등의 출품은 내년 게임스컴으로 미뤄졌으나, 올해 행사에서도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시장 공략 의지를 곳곳에서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우선 카카오게임즈의 개발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ODS)가 PC·콘솔 신작 3종을 출품한다.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는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을 개발했던 김희재 대표가 2019년 설립한 회사로, 국내외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선 독창적인 게임 스타일과 수위의 개발력으로 입소문을 타왔다.

턴제 RPG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Lost Eidolons: Veil of the Witch)’는 재작년 출시한 ‘로스트 아이돌론스’의 스핀오프 작품이다. 원작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전투 콘텐츠를 강화하고 더욱 몰입감 있는 스토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전작과 비교해 로그라이트 요소가 최대 차별점이며, 기존 턴제 RPG 대비 빠른 성장과 전투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다른 출품작 ‘섹션13(Section13)’은 그간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에서 택티컬 코옵 슈터 장르로 개발해오던 ‘블랙아웃 프로토콜(Blackout Protocol)’을 액션 로그라이트 슈터로 재해석한 타이틀이다. 게임 플레이와 스토리를 대폭 강화하고자 신작 수준의 개발력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번 게임스컴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갓 세이브 버밍엄(God Save Birmingham)’은 중세 잉글랜드 버밍엄을 배경으로 한 좀비 서바이벌 장르 게임이다. 아직 이 게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2012년 출시 후 기록적인 흥행을 거둔 게임 ‘프로젝트 좀보이드’로부터 일부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출품작 3종의 공통점은 서양권을 포함한 글로벌 마니아층이 두터운 장르라는 것이다. 김희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대표는 “게임스컴 현장에서 이용자 반응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는 참가 의의를 밝혔다.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에서 개발한 핵앤슬래시 액션 RPG ‘패스 오브 엑자일(Path Of Exile, POE)’의 정식 후속작 ‘패스 오브 엑자일2’도 게임스컴 참석을 공식 발표했다. 세계적인 흥행작 ‘패스 오브 엑자일’은 최근 업데이트 후 스팀 최고 동시 접속자 기록을 경신하는 등 출시 10여 년 만에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받을 신작 ‘패스 오브 엑자일2’ 국내 서비스도 오랜 파트너인 카카오게임즈가 도맡는다.

‘패스 오브 엑자일2’는 핵앤슬래시 특유의 쾌감 및 액션, 방대한 빌드 등 전작의 시스템을 개선하고 완성도를 끌어올려 연내 앞서 해보기 형태로 출시할 예정이다. 핵앤슬래시 장르의 대부격인 ‘디아블로’ 시리즈가 이전만큼 압도적인 인기를 끌진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경쟁작이라 할 수 있는 ‘패스 오브 엑자일’의 후속작이 왕좌에 도전한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