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의 혁신]⑤ 메리츠화재, 블루오션 떠오른 ‘펫보험’ 시장 접수
한국동물병원협회·수의사회 등과 협약 맺어 시너지 기대
고금리·고물가로 경제적 여건은 어려워지고, 저출생·고령화로 인구구조는 변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 보험산업은 저성장에 봉착했고,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간 영역 구분도 흐릿해졌다. 보험업계는 각자의 방법으로 미래 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한 가운데, 파이낸셜투데이는 손해보험사들의 신사업 전략을 살펴봤다.(편집자 주)
메리츠화재는 2018년 10월 업계에서 처음으로 장기 반려동물 실손의료보험 ‘펫퍼민트’를 출시하고, 이듬해 4월엔 고양이 보험을 출시하며 펫보험 시장을 접수했다. 최근엔 수의사회와 잇달아 업무 협약을 맺는 등 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앞서 4월 한국동물병원협회와 서울시수의사회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달 17일 대전시수의사회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메리츠화재는 수의사들과 전국적인 네트워크 구축에 성공했다. 반려동물을 분양하거나 입양 후 동물병원에 방문하면, 수의사는 앞으로 반려동물에게 일어날 질환과 치료 사례를 설명하고, 펫보험 필요성에 대해 안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 양육자들의 의료비 부담은 줄이고, 동물병원을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메리츠화재는 이미 펫보험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보유 계약 건수는 업계 전체 건수(10만9088건)의 50% 이상에 달한다. 2018년 출시 이후 총 가입건수는 8만5000여건에 이른다.
펫보험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데엔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업계 최초로 도입한 이 시스템은 메리츠화재와 제휴한 동물병원에서 진료 시 보험금을 자동으로 청구할 수 있다. 서류 발급 비용 등 추가 비용이 없고 복잡한 절차가 생략돼 편의성을 도모했다.
다만, 올해 들어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후발 주자들의 점유율이 점차 늘어나는 양상이다. 타사에서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출시하는 등 손보업계가 펫보험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해 상품 판매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펫보험을 꼽는 이유는 국내 반려동물 개체수(2022년 기준 799만마리)에 비해 펫보험 가입률은 1.4%대에 불과해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신계약 건수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 5대 손보사(메리츠·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신계약 건수는 ▲1월 5068건 ▲2월 5485건 ▲3월 6187건 ▲4월 7365건으로 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치열해진 펫보험 시장에서 잠재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5월엔 반려동물 20세 시대를 맞아 일상에서 주로 겪는 질환을 포스터로 제작해 보험가입 필요성에 대해 공감할 수 있게 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펫보험 시장의 리더로서 반려동물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펫보험의 필요성과 의료권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수의사단체와 업무 협약은 펫보험 활성화에 동반 상승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